현대중공업, 8년째 강성노조…임단협 타결 먹구름

  • 송고 2019.12.02 10:32
  • 수정 2019.12.02 10:34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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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성향 새 지부장 당선…사측과 대립 가능성↑

대우조선 기업결합심사 차질 우려 가중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지난 10월 23~25일 울산 동구지역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부분파업을 진행했다.ⓒ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지난 10월 23~25일 울산 동구지역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부분파업을 진행했다.ⓒ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오는 2020년에도 강성 기조를 이어가게 되면서 현대중공업의 임금단체협상은 올해도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과 관련해 각 국가들로부터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노조와의 대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집중력 분산 등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새로 선출된 노조가 취임 초반 내부 결속을 위해 투쟁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돼 현대중공업의 앞날에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27일 열린 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임원선거에서 54.30%의 득표율을 올린 조경근 후보가 41.17%에 그친 유상구 후보를 누르고 새 지부장에 당선됐다.

조 신임 지부장은 강성으로 분류되는 분과동지연대회 소속으로 기존에 사측과 임단협 등을 두고 대립해온 현 집행부의 사무국장 출신이다.

이번에도 강성 성향 후보자가 지부장에 당선됨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014년부터 8년(4대)에 걸쳐 강성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현재 진행 중인 임단협도 난항이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과 현 노조는 현재까지 30차례 이상 만남을 가졌지만 의견차가 커 제시안조차 도출하지 못했다.

새로운 집행부 구성과 인수인계 등 절차를 감안할 때 당분간 양측 간 협상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로 선출될 집행부도 강성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사측의 협상안 제시도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노조리스크 장기화는 대우조선 인수합병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총 6개국에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이다. 최근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첫 승인을 받았지만 난적으로 꼽히는 유럽연합(EU)와 일본·중국은 이제 시작단계다.

현 노조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를 두고 꾸준히 반대의사를 표해왔다. 지난 5월에는 회사 물적분할에 반대해 주주총회장을 점거하고 파업을 이어오며 투쟁을 지속해왔다.

주총이 개최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송전이 진행되는 등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최근 진행된 파업들은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을 요구하는 파업이었지만 기업결합 반대문구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같은 성향을 가진 노조가 선출된 만큼 동일한 노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임기초반 내부결속 및 성과 내기에 집중하기 위해 투쟁 강도를 더 높일 수 있다.

기업결합 심사에 집중하기도 모자란 현대중공업은 노조와의 관계 개선에도 치중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존과 같은 성향의 지부장 선출로 현대중공업의 우려가 클 것"이라며 "취임 초반 노조가 강하게 의기투합할 가능성이 높아 올해는 고사하고 임단협이 타결이라도 되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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