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新성장엔진 '바이오' 잇단 성과…최태원 "제2의 반도체 육성"

  • 송고 2019.12.04 14:29
  • 수정 2019.12.04 14:49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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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신약·뇌전증 신약·뇌전증 후보물질 FDA 승인

삼성병원과 항암제 개발 협약…신약후보물질 발굴 단계

정유, 통신, 반도체의 성공 행보가 혁신 신약개발에서도 이어지면서 최태원 SK회장의 개척 정신이 이번에도 입증됐다는 평가다.

최 회장의 신약개발 의지 집약체 SK바이오팜은 오랜 기다림 끝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판매 승인, 임상 승인을 연이어 받는 등 그간의 투자에 결실을 맺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만도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 판매 승인,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시판 허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SKL24741 임상 1상 시험 IND(investigational new drug) 승인을 연달아 받았다.

특히 솔리암페톨은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 국내사가 개발한 혁신 신약이 FDA 승인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 처음 발매된다는 역사를 썼다.

SK㈜의 100% 자회사 SK바이오팜이 이같은 성과를 거둬들이기까지는 20년 이상이 시간이 걸렸다.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는 최 회장의 뚝심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및 신약 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 수행한 국내 최초의 제약사' SK바이오팜을 만들었다.

최 회장은 1993년 제약 사업에 뛰어들면서 실패 확률이 낮은 복제약이 아닌 블루오션 신약개발 시장을 선택했다. 임상 1상 완료 후 존슨앤존슨에 기술수출 했던 SK의 첫 뇌전증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2008년 출시 좌절을 맛봤을 때도 그의 신약개발 의지는 확고했다.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 SK바이오팜의 미국 현지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의 R&D 조직을 강화하고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채용했고, 2030년 이후 바이오 사업을 SK그룹의 중심축으로 세운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수천억 원의 비용 투입을 멈추지 않았다.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들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미국, 유럽으로 생산기지를 넓히기도 했다. 2015년 SK바이오팜의 원료 의약품 생산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된 SK바이오텍은 2017년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인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통째로 인수했다.

이듬해에는 SK㈜가 미국의 위탁 개발·생산 업체인 앰팩(AMPAC) 지분 100%를 인수하는 글로벌 M&A에 성공, 올해 6월 앰팩 버지니아 신생산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최신 기술을 발 빠르게 접목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SK바이오팜은 FDA 승인 혁신 신약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2종(전과정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 보유한 기록을 갖고 있다. 소아뇌전증(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집중력 장애 등 중추신경계 질환 관련 총 8개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최 회장의 성공 궤도가 항암제 개발에서도 나타날 수 있을 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항암 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이는 삼성병원과의 협약을 통해 진행되는 것으로 판교연구소에서 현재 신약후보물질을 발굴 중이다.

한편 SK바이오팜은 지난 10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며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바이오 시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느냐가 성공 여부를 가르고 있다"며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이 성장 가능성에 무게감을 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리암페톨이 미국 판매가 이뤄지면서 그룹차원의 장기적 제약사업 육성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SK바이오팜은 하반기부터 매출에 따른 로열티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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