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의약품, 내수·지원 앞세워 新 강자 부상

  • 송고 2019.12.31 14:18
  • 수정 2019.12.31 14:24
  • 동지훈 기자 (jeeh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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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보험 가입자만 13억4000만명…가입률 95%

기술력 확보 위해 해외 진출 자국 인재 러브콜

2013~2017년 중국 의약품 및 바이오의약품 매출 현황.ⓒ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2013~2017년 중국 의약품 및 바이오의약품 매출 현황.ⓒ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중국산 바이오 의약품이 13억 인구의 내수시장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의료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기업과 연구소, 병원을 클러스터로 묶어 의약품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와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국의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9% 성장하며 2017년 기준 75억9500만 달러(약8조791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3%에 불과한 수치지만 중국산 바이오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의료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의료 개혁은 유통구조 개선, 약가 인하, 기술경쟁력 강화 등 크게 세 방향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양표제'를 시행하고 있다. 양표제는 제약사가 생산한 의약품을 1차 대리상만 거쳐 의료기관에 납품하는 제도로 유통 구조를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약가 인하를 위해선 복제약에 대한 의료보험 적용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제약사의 장기적 매출을 높이고, 이를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기업에게 우선심사 제도를 도입해 신약개발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게는 기업의 의약품 출시 시점을 앞당겨 산업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복제약 비중이 높은 중국 기업 입장에선 오리지널 의약품과 복제약의 효능 동등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지원을 통해 다양해진 바이오 의약품을 내수시장에 우선 유통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글로벌 진출보다 내수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인구가 많고 의료보험 가입률이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 매체 인민망 한국어판을 보면, 지난해 말 중국 기본 의료보험 가입자는 13억4452만명으로 가입률은 95%를 넘겼다.

여기에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암 환자도 전 세계 통계의 20%에 달해 중국 내수시장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높은 수준으로 발달하지 못한 기술력은 중국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 걸림돌이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최근 기업과 연구소, 병원을 클러스터로 지정해 기술이전부터 임상, 의약품 개발 및 출시 과정을 신속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다국적 제약 바이오 기업에서 활동하는 자국 출신 연구원들을 높은 금액으로 불러들여 기술력 확보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아직 국내 기업과 연구진의 기술력이 미세하게 앞선 수준이긴 하지만,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추월을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유럽 등 주요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를 앞지르는 시점도 머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시행하는 지원 등은 국내에서도 고려됐고, 일부는 시행도 됐지만, 내수시장 규모 등의 차이가 워낙 큰 점은 차이점"이라며 "내수시장 규모와 정부 지원과 의지 등을 고려하면 중국 바이오 의약품 기술력이 한국을 앞지르는 것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진 않으나 세계적인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중국에 관심을 가진 건 오래 전"이라며 "중국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성장하면 미국과 유럽이 양분하는 세계 시장규모도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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