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기술 뽐내는 SKT·LGU, 못 간 KT…왜?

  • 송고 2020.01.06 09:52
  • 수정 2020.01.06 09:53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 url
    복사

황창규 회장에서 구현모 사장으로 대표이사 교체…인수인계 집중

인사 및 조직개편, 케이블 인수, 해외 콘텐츠 제휴 등 현안 산적

구현모 KT 대표이사 내정자. ⓒKT

구현모 KT 대표이사 내정자. ⓒKT

오는 7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통신업계 수장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KT만 유일하게 불참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KT는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황창규 회장에 이어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사장)이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 향후 전략수립 등 내부 정리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황창규 회장에서 구현모 사장으로 대표이사 교체시기를 지나고 있는 KT는 CES 일정을 건너뛰기로 했다. 황 회장은 CES 대신 이달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고 구 내정자는 인수인계 업무를 비롯해 내부소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구 내정자는 당장 처리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먼저 대표이사 교체 이슈로 지난해 말부터 미뤄졌던 그룹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해야 하고 동시에 황 회장으로부터 업무 인수인계도 받아야 한다. 또한 딜라이브 인수건이나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콘텐츠사와의 제휴 등 굵직한 현안들도 남아있다.

지난달 27일 차기 대표이사 최종후보로 선정된 구 내정자는 지난 일주일 동안 내부 조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심으로 인수인계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구 내정자는 지난해부터 미뤄진 인사와 조직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50대의 젊은 CEO가 KT를 향후 3년 간 이끌게된 만큼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대규모 세대교체가 일어날지가 관건이다.

또한 구 내정자와 함께 대표이사 후보에 올랐던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과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등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구 내정자가 맡고 있던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자리와 함께 공석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격변하고 있는 미디어 시장에서 향후 KT의 전략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표이사 교체 이슈로 KT가 전략적으로 주춤한 사이 경쟁사인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인수를 완료했고 SK텔레콤도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 합병을 앞두고 있다. 이로 인해 유료방송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KT와 나머지 2, 3위간의 격차는 급격히 좁혀진 상황이다.

KT는 그간 한 회사가 점유율 30%를 넘을 수 없다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묶여 케이블 인수 등이 불가능했지만 지난해 6월 해당규제가 일몰되면서 M&A 등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향후 또 어떤 규제가 등장할 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과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황창규 회장 체제에서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운 점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업계에선 미디어 부문장인 구 내정자가 그간 오픈 플랫폼과 AI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 등으로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위기를 돌파해온 만큼 올해부터 더 적극적인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케이블 업계에서 매물로 거론되는 딜라이브, 현대HCN, CMN 등의 인수 여부와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콘텐츠사와의 제휴 등에 관심이 모인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회장 교체라는 불확실한 이유로 통신업계에서 KT가 굵직한 사안들에 있어서 뒤쳐져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그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