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카드사 고비용 마케팅 관행 고쳐야"…사기업에 '줄탁동시'

  • 송고 2020.01.29 16:41
  • 수정 2020.01.29 18:33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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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여전업계 CEO 간담회' 개최…현장 목소리 청취

업계 "마이페이먼트 등 규제완화"·당국 "검토해볼 것"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 두 번째)가 29일 오후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여전업계 CEO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EBN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 두 번째)가 29일 오후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여전업계 CEO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EBN

금융당국이 카드업계에도 줄탁동시(啐啄同時, 어미닭과 병아리가 동시에 알을 쫌. 안과 밖에서 함께 해야 일이 이뤄진다는 뜻)를 언급했다. 정부에 협조하자는 뜻에서다. 수익성 보전을 위한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카드업계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고비용 마케팅 관행을 깨자고 주문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9일 오후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여전업계(카드·리스·할부금융·신기술금융) CEO와 '여전업계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은 위원장은 "수익은 저성장세인데도 불구하고 마케팅비용은 해마다 10% 넘게 증가하는 카드사의 고비용 마케팅 관행은 업계와 당국이 줄탁동시의 노력을 통해서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의 마케팅비는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에 쓰인다. 이를 줄임으로써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매출타격을 감내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당정은 카드사가 8000억원 규모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초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을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까지 확대했다. 전체 가맹점의 96%가 우대수수료를 적용받았다.

은 위원장은 "작년 1월말부터 시행된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은 수많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경영부담을 낮추고 카드가맹점 수수료의 공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또 "그간 카드수수료 개편 등 정부의 주요정책 추진과정에서 여전업계가 보여주신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참석한 여신전문금융회사 CEO들은 저성장 장기화, 낮아진 수익구조, 경쟁심화 등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여전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이를 위한 선도적이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개발,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의 노력을 언급하면서, 이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카드사는 보유한 차별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서비스업) 등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관련 여전법령의 개정 등을 요청했다. 카드사 혁신금융서비스, 해외진출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레버리지 배율 완화 건의도 이뤄졌다.

캐피탈사는 생산적 금융 기능을 강화하고 자동차금융에 치우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부동산리스 진입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신기술금융회사는 창업투자회사에 비해 상대적인 불이익이 없도록 공정한 투자여건을 마련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장은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3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관련 여전법령을 신속하게 개정해 카드사의 데이터 관련사업 추진을 지원할 예정이며, 여전업계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언급한 규제개선 등 여러 건의사항들은 금융시장 안정 및 소비자 보호 측면을 고려하되, 최대한 융통성있게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여전업계가 창의적·혁신적인 금융 상품·서비스 개발과 금융소비자와의 상생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정부도 여전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은 위원장은 "타분야와의 융합과 경쟁을 통해 새로운 발전을 이뤄내지 못하는 금융회사는 소비자의 선택에서 멀어질 것"이라며 "카드사 등 여전업계도 금융소비자의 눈높이에서 보다 혁신적이고 소비자 친화적인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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