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강국이 어쩌다…작년 석유제품 수입 역대 최대

  • 송고 2020.02.04 06:00
  • 수정 2020.02.04 08:12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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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입물량 3억5211만배럴

석유화학 원료 나프타·LPG 주도

한화토탈이 지난해 9월 증설을 완료한 대산 가스전용 분해시설.

한화토탈이 지난해 9월 증설을 완료한 대산 가스전용 분해시설.

지난해 석유제품 수입물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주요제품 마진이 제로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대규모 현물이 국내로 유입된 것이다. 대체로 석유화학 원료용인 나프타와 LPG가 수입 증가분 대부분을 차지했다.

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 석유제품 3605만배럴이 수입됐다. 이는 전월 대비 26.2% 증가, 전년 동월 대비 12.2% 증가한 수준이며, 월간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입물량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석유제품 수입물량도 전년 대비 3.1% 증가한 3억5211만배럴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이 크게 증가한 품목은 나프타와 LPG이다.

지난해 나프타 수입물량은 2억2609만배럴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고, LPG 수입물량은 9409만배럴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석유화학의 대표 원료인 나프타는 최근 국제 현물시장에서 제로마진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2월 첫째주 나프타 마진은 배럴당 0.2달러로, 그나마 일주일 전의 -1.9달러, 이주일 전의 -2.3달러 역마진보다 나아졌다.

나프타는 미국, 중동의 공급과잉 물량이 아시아로 쏟아져 나오고 있고, 아시아의 최대 수요국인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면서 마진이 마이너스에서 제로 수준까지 뚝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LPG도 공급과잉으로 현물가격이 크게 내려가면서 국내 도입단가도 내려갔다.

LPG의 지난해 연평균 국내 도입단가는 배럴당 37.43달러로, 2018년의 48달러, 2017년의 41.1달러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은 셰일혁명을 통해 많은 양의 LPG를 세계시장에 내다 팔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국내 수입물량의 95%도 미국에서 들어왔다.

LPG는 국내 수요처가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대부분의 수입 증가분은 화학원료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LPG업계 관계자는 "LPG는 수요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입 증가분은 모두 석유화학 원료용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LPG 화학설비를 운영하는 한화토탈 등이 수입을 주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9월 5900억원을 투입, 프로판가스(LPG)를 원료로 쓰는 가스전용 분해시설 증설공사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연간 에틸렌 31만톤, 프로필렌 13만톤이 추가 생산돼 연간 총 에틸렌 140만톤, 프로필렌 106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악화에 석유제품 수입까지 늘면서 올 1분기도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7885억원, 영업이익 12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하락,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지만 지난해 3분기 대비로는 62.5% 급락했다.

에쓰오일도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4762억원, 영업이익 38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지만 전분기보다는 83.3%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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