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펀드 유동성 개선…"사기 우려 때문에 규제 강화 안돼"

  • 입력 2020.02.14 14:50
  • 수정 2020.02.14 16:46
  •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사모펀드 제도 개선안, 유동성 문제와 펀드 구조 문제 초점

사모사채·메자닌 등 일정 비율 이상이면 공·사모 모두 폐쇄형

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사모펀드 현황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사모펀드 현황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은 유동성과 펀드 구조 문제에 집중됐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같은 금융 사고, 사기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규제를 만들 수는 없다는 점에서다.

금융위는 앞으로 사모사채·메자닌 등 비유동성 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는 공모와 사모 모두 개방형으로 출시할 수 없도록 했다. 개방형 펀드는 유동성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금융위는 14일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라임자산운용 사태 조사 결과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IIG 펀드의 손실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IIG펀드 등 5개 펀드를 모자형 구조로 전환해 정상 펀드로 부실을 전가하는 등 수익률 돌려 막기가 원인이 됐다고 파악했다.

금융당국은 실태 조사 결과 대부분 사모펀드는 최근 대규모 상환·환매연기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과 같은 위험한 운용 형태나 투자구조를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금융 사기를 막기 위해 시장을 규제하는 제도를 마련하기에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특수하다는 점에서 금융위는 펀드 유동성과 구조 문제에 집중하고 제도를 마련했다.

라임자산운용 유동성 문제의 경우 국내 사모사채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 등 비유동성 자산비중이 높은 펀드를 2~3년 만기 폐쇄형이 아닌 개방형으로 설정하는 '미스 매칭' 구조가 문제가 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비유동성 자산 투자 비중이 일정 비율 이상인 경우에는 개방형 펀드로 설정하는 것이 금지된다. 공모펀드도 마찬가지다.

개방형 펀드에 대해서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의무화되고 테스트 결과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 비상계획을 세워야 한다. 리스크 대응방안, 비상계획 이행을 위한 운용사와 수탁기관·투자자·사무관리사 등의 소통·협력방안 등이다.

폐쇄형 펀드로 설정하더라도 자산의 가중평균 만기 대비 펀드 만기가 현저히 짧으면 펀드 설정이 제한된다.

펀드 판매사에는 투자자에게는 만기 미스매치로 환매지연이나 예상가격보다 저가로 환매될 수 있다는 유동성 위험 정보를 제공돼야 한다.

유동성 리스크 현황과 관리방안도 투자자와 감독당국에 정기적 보고해야 한다. 보고 내용은 개방형 펀드의 경우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폐쇄형은 펀드 자산의 가중평균 만기와 펀드 만기 정보 등이 될 수 있다.

또 모(母)-자(子)-손(孫) 복층 투자구조 펀드의 경우 투자자 정보제공이 강화된다.

투자자에게 투자구조, 최종 기초자산, 비용·위험 정보 등을 제공해야 하고 자사 펀드 간 상호 순환투자가 금지된다.

금융당국은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일어나게 된 당국 차원의 미비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글로벌 시장 흐름에 맞지 않는 규제는 불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라임자산운용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게 된 제도의 일부 미비점은 인정하지만 사모펀드는 공모펀드 위에 있는 산업이고 사고 개연성 우려 때문에 시장을 시장을 규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라임 사태가 금융당국이 2015년 사모펀드 시장을 완화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든 규제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후에 발생한 사고로 제도 개선의 적정성 여부를 재단하기 어렵다"며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변화된 여건에 뒤처진 규제를 계속 유지한다면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