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대웅, 자사주 매입…美 보톡스균 소송 자신감 피력

  • 송고 2020.03.10 11:09
  • 수정 2020.03.10 11:11
  • 동지훈 기자 (jeeh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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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소속 변호사 발언 공방 직후 주식 매수

각각 5억·4억 매입…소송 결과 확신 밑바탕

미국에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균주 소송을 진행 중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하루 간격으로 자사주를 매입,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메디톡스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속 변호사를 인용해 불씨를 당긴 지 하루 만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현지시간) 미국에서 ITC 소송 첫 심리를 가진 뒤 한국에서 다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공격에 나선 쪽은 메디톡스였다. 메디톡스는 지난 4일 ITC 변호사를 인용해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를 사용하고 있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했고, 이 같은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ITC 소속 변호사가 원고와 피고 측이 제시한 모든 증거들을 열람해 중립적인 전문가 의견을 제시하는 일종의 배심원 역할을 한다면서 ITC 변호사 의견이 재판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같은 날 ITC 변호사가 재판 과정에서 증거와 관려한 의견서를 제출하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ITC의 의견이 아닌 개인의 의견에 불과하며 법적구속력이 없다는 반박 자료를 내놨다.

ITC 소속 변호사 발언으로 시작된 공방은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을 통한 자신감 표출로 이어졌다.

서로 상반된 주장을 내놓은 이튿날인 5일 메디톡스에선 양기혁 부사장이 1주당 25만9949원에 1910주를 매수했다. 총액은 5억원에 달한다. 그러자 대웅제약은 지주회사를 포함해 총 4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으로 맞불을 놨다. 6일 전승호 대표가 총 1000주(1억원)를 매수했고, 같은 날 지주회사 대웅에선 윤재춘 대표와 이창재 부사장이 각각 1만8825주(2억원)와 9413주(1억원)를 매수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회사 주가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거나 적대적 M&A에 대비해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뤄진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자사주 매입의 경우 소송으로 인한 투자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경우 소송비용으로만 수백억원을 집행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의도가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주가와 상관없이 소송 결과에 확신을 가진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당사 임원의 주식 매입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소송에 대한 승소 자신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를 통해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소송 결과에 자신이 없었다면 주식을 매수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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