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최후보루 해외수주, 초반부터 '삐끗'

  • 송고 2020.03.11 10:01
  • 수정 2020.03.11 10:12
  •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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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락에 해외발주 및 공사지연 우려

긍정적 전망도 있어…시장·공종 다변화

해외수주현장 자료사진, 본문과 무관함.ⓒ데일리안DB

해외수주현장 자료사진, 본문과 무관함.ⓒ데일리안DB

건설업계 마지막 희망 해외수주 부문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가폭락 변수에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현재 건설업계는 국내에서는 부동산 규제 압박에 주력인 주택사업 영위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해외수주에 기대를 걸었으나, 뜻밖의 외부변수로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다.

11일 건설 및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와 러시아의 가격 전쟁으로 9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Brent) 가격은 각각 배럴당 31.13달러, 34.3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24% 가량 폭락한 것으로 WTI의 경우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최대치로 주저앉은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양국의 감산협상 재개 가능성에 반등했지만 여전히 국제유가는 30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계가 유가를 주목하는 이유는 해외 프로젝트 발주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산유국들의 재정이 악화되고 발주처의 경영 악화·프로젝트 수익성 하락 등으로 신규 프로젝트의 발주가 미뤄지거나 취소될 수 있다. 발주처 경영 악화가 심화되면 해외현지 공사 진행이나 공사비 수령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해외건설 수주추이 그래프.ⓒ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해외건설 수주추이 그래프.ⓒ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약 95억3825만 달러를 수주했다. 지난 2019년 동기 대비 138%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해외수주 규모가 2006년 이래 가장 낮았던 상황에서 올해 들어 초반부터 수주가 잇따르자 업계에서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유가가 급락하고 코로나19 사태도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 가능성을 보이면서 올해 해외수주 부문도 '흉작'이 예상되는 상태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에서는 신규수주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규제강도가 높아 해외사업이 건설업계 사실상 최후의 보루라는 점이다.

건설사들도 미래 대비 차원에서 에너지나 항공업 등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으나 극초반인 만큼 당장 성과는 기대할 수 없다.

현재 상황이 최악이기는 하나,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업계에서 나온다.

올해 예정된 해외발주 프로젝트는 정유화학 플랜트보다 가스 플랜트의 비중이 크다. 그동안 가스 부문은 상대적으로 유가 변동에 덜 영향을 받아 왔다.

또 건설사들이 플랜트뿐만 아니라 해외 신도시개발·주택·인프라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어 유가 폭락 충격을 완화할 수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해외진출 지역과 공종 다변화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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