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깔 좋고 과소비 막고…체크카드의 역습

  • 입력 2020.03.23 14:47
  • 수정 2020.03.23 14:56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출시 1년 신한 미니언즈카드 67만장, KB 펭수체크카드는 1개월만에 20만장

"혜택보다 디자인"…젊은층 호응에 코로나19 따른 과소비 절제 분위기도 영향

'KB국민 펭수 노리 체크카드' 2종 플레이트ⓒKB국민카드

불경기 속에 가계가 긴축경영을 하면서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되는 양상이다. 체크카드가 대안이 되고 있다. 게다가 카드 플레이트에 가지각색 캐릭터를 입히니 신상품이 출시되기 무섭게 소비자들의 지갑속으로 입장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가 지난달 17일 선보인 'KB국민 펭수 노리 체크카드'가 출시 26일만에 발급 카드 수 20만장을 기록했다. 스테디셀러 체크카드 'KB국민 노리 체크카드'에 인기 캐릭터 '펭수'를 카드 디자인에 담은 상품이다.

지난 19일까지 발급된 약 21만장의 카드 발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직통령'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2030세대가 전체 발급 고객 10명 중 7명 이상을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42.3%로 가장 많았고 30대(34.0%)와 40대(13.3%)가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75.6%를 차지해 남성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신한카드가 NBC유니버설과 손잡고 지난해 3월 출시한 '신한 미니언즈 체크카드'는 1년 만에 67만장이 발급됐다.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는 뛰어난 특정혜택이 있진 않다. 이른바 '체리피커(실속을 최우선으로 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거리가 먼 상품이다. 그럼에도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뭘까.

체크카드는 철저하게 혜택을 따져서 발급받는 경우보다는 '꼭 하나' 필요해서 발급을 받는 소비자들이 많아, 좋은 혜택 이외에 다른 요소들이 발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편이라는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카드 소비로 혜택을 많이 받으려면 어느정도 월 실적을 채울 수 있으면서 본인이 많이 쓰는 영역이나 가맹점이 정해져 있는 등 소비패턴이 일정화돼야 하기 때문에 이런 이들은 신용카드를 발급받는다.

신용카드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혜택보다는 다른 요소들이 많이 어필이 되는 이유도 있어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고, 최근 유행하는 캐릭터들의 인지도를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특히 펭수나 이전 카카오 카드들은 어린 학생들뿐만 아니라 2030에 굉장히 인기가 많아 직장인들에게도 많이 어필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점도 체크카드 발급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급락했다. 이 소비심리지수 하락폭은 2008년 조사 시작 이래 세 번째로 큰 것이다.

체크카드는 과소비를 줄여준다. 지난해 카드고릴라가 '당신이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용카드를 쓰면 무분별하게 소비할 것 같아서'가 27.7%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실적이 은행의 수신 실적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실익이 크다.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실적 변동폭이 미미한 반면 은행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경쟁에 힘입어 이용액 실적이 연간 수백~수천억 단위로 늘어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신한카드의 지난해 4분기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7조9270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4519억원) 대비 5000억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NH농협카드 11조3144억원→11조8510억원 △KB국민카드 8조6091억원→8조8982억원 △우리카드 5조3560억원→5조4741억원 △하나카드 3조1231억원→3조1999억원으로 모두 순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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