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진단키트 개발 첫 단계 완료

  • 송고 2020.03.23 16:53
  • 수정 2020.03.23 16:53
  • 동지훈 기자 (jeeh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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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환자 면역세포 수령 후 3주 만 1차 후보군 구축

7월 중 인체투여 목표…5월 중 진단키트 시제품 유통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셀트리온

셀트리온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치료제와 진단키트 개발을 위한 첫 단추를 뀄다.

셀트리오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완치 환자의 혈액에서 항체 후보군(라이브러리)을 구축하고 항원에 결합하는 300종의 항체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셀트리온은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서울대병원 등 의료기관으로부터 코로나19 완치 환자의 혈액을 제공받았다.

항체 치료제 개발 시 환자 혈액에서 항체 유전 정보를 가진 DNA를 추출해 유전자 증폭과정을 거쳐 항체 발굴에 필요한 후보군을 추려내는데, 이번에 총 300종으로 구성된 1차 항체 후보군을 선정한 것이다.

통상 항체 치료제 신약개발의 경우 1차 항체 후보군을 찾는 데 3~6개월이 소요된다. 셀트리온의 경우 연구개발 인력이 24시간 교대 체제로 총 투입돼 이 기간을 3주로 줄였다.

이후 셀트리온은 질본, 충북대 연구소와 함께 바이러스 표면단백질(스파이크)을 무력화하는 데 가장 적합한 항체를 찾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 검증법을 통해 선정된 후보 항체들은 동물 모델에서의 치료 효능, 항체 고유 특성 평가 등 일련의 추가적인 검증과정을 거쳐 최종 항체 선정까지 이어지게 된다. 기간은 10일 정도가 소요된다.

최종 항체 선정 이후에는 세포주를 개발하고 대량생산을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오는 5월부터 세포주를 개발해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7월께에는 인체 임상을 진행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구체적인 협의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뿐 아니라 임상을 원하는 다른 국가가 있으면 글로벌 임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번 항체 후보군 구축 완료는) 전 세계 많은 국가들에게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뉴스"라며 "임상 참여를 원하는 국가는 식약처를 중심으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 빠른 시간 안에 조기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상이 개시되면 경증 환자에게는 중화항체를, 중증 환자에게는 중화항체와 항바이러스제를 병용 투여할 전망이다. 경증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지 않는 것은 구토나 복통부터 심한 경우 의식이 몽롱해지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임상을 마친 뒤에는 학회 발표나 논문 발표를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상의 경우 대개 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셀트리온은 식약처 등 규제기관과의 상의를 통해 단축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자체 특허 기술인 고(高)발현 벡터를 적용한 세포주 개발, 생산 공정 개발, 제품 품질 보증을 위한 분석법 개발, 임상에 적용될 제형 등의 개발을 거의 같은 시기에 진행해 비임상 및 임상 진입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기존 생산 시설을 활용해 한 달에 최대 100만명 분량의 치료제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은 변이가 빠르게 일어나는 코로나바이러스 특성을 고려해 다른 환자로부터 혈액을 추가로 확보해 이달 중 코로나19 외 사스, 감기 등을 중화할 수 있는 '슈퍼 항체' 선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기존 진단키트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제품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보급되는 신속 진단키트는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가 갖고 있는 N단백질을 검출하는 원리다. 이 때문에 양성 결과가 나오더라도 표준 진단법인 RT-PCR을 통한 유전자 진단을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진단키트는 코로나19에만 존재하는 S단백질을 검출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양성 판정 표준 진단법인 RT-PCR에 근접한 결과를 내며,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15~20분이 소요돼 현장에서 확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셀트리온 설명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진단에 요구되는 민감도와 정확도를 충족하는 항체를 스크리닝하는 단계에 있다.

전문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다음달 말 시제품 생산을 완료하고 5월 말까지 임상을 완료해 유럽 수출용 CE인증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과 미국의 유관 기관에도 인증을 신청할 계획이다.

인증이 완료되면 유럽과 미국, 중동 지역 국가들에 우선 보급해 최대한 빨리 자국 내 확진 환자를 격리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속도를 낮추는 데 일조한다는 입장이다.

서 회장은 "식약처를 중심으로 각국과 협의하고 신속한 임상 절차를 거쳐 최단 시간 내 많은 환자에게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단키트는 4월까지 시제품을 만들고 5월에 임상관찰 절차를 거쳐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게 함으로써 필요한 국가에 조기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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