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정유·배터리 이중고…위기 돌파 전략은

  • 입력 2020.03.26 14:24
  • 수정 2020.03.26 14:24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정제마진 손익분기점 하회…선박용 저유황유·경유 선점

배터리 소송전 조기패소 판정…LG화학과 합의 나설 듯

SK에너지 CLX 전경SK에너지 CLX 전경

SK이노베이션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주력인 정유는 국제유가 폭락과 정제마진 악화로 제품을 팔 수록 손해인 실정이고, LG화학과의 전면전인 배터리 소송에서는 최근 조기패소 판결이 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악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사업 환경이 더욱 악화한 현 시점에서 이번에 재선임된 사내·외 이사들이 어떤 위기 돌파 전략을 구사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6일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유 시장 침체와 배터리 소송 등 각종 위기상황을 타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회사 설립 이래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온 차별화된 DNA를 갖고 있는 만큼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힘 줘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주력과 신규사업에서 모두 진퇴양난에 빠졌다. 정유 사업에서는 제품을 팔 때마다 손해를 맛봤다. 수익의 지표인 정제마진이 1분기 내내 손익분기점(배럴당 4~5달러)을 밑돌아서다.

올해 정제마진은 1월에 배럴당 0달러를 지속하다 2월 들어 4달러로 반짝 상승, 3월 1주에 1.4달러로 추락하더니 3주에는 -1.9달러까지 내려갔다. 국제유가마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져 재고평가손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신성장동력 배터리에서는 사정이 더 안 좋다. LG화학과의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근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를 판정, 당사의 증거인멸로 더 이상 공정한 재판이 어렵다는 예비판결문을 공개했다.

문제는 오는 10월 예정된 ITC위원회에서 최종결정으로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최종 패소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배터리 시장에서 입을 타격은 상당하다.

미 전역에서 SK이노베이션이 침해한 것으로 결정된 제품의 생산과 유통, 판매 금지는 물론이거니와 2021년 완공 예정인 미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가동마저 불투명해질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6일 서린빌딩에서 제13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SK이노베이션은 26일 서린빌딩에서 제13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이같은 악재가 산적한 가운데 김준 총괄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이 사내이사로, 김종훈 대한체육회 명예대사는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김준 사장은 당분간 배터리 소송에 주력할 전망이다. 업계는 김 사장이 LG화학과의 합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 판결까지 반년 밖에 남지 않아 2분기에는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종훈 사외이사는 주 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 총영사, 한-미 FTA협상 수석대표, 외교부 통상교섭본부 본부장을 역임한 미국통으로 그간의 경험과 역량을 발휘해 해당 소송 타개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정준 사내이사는 과거 SK루브리컨츠 대표이사직을 역임했던만큼 정유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물로 알려졌다. SK E&S에서의 글로벌 사업 개발을 기반으로 SK이노베이션 정유 사업에 조력자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는 오는 4월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상업가동을 본격화한다. 하반기에 정상 가동되면 저유황유(LSFO) 생산은 하루 3만 배럴에서 7만 배럴로 증가하게 된다.

이와 함께 황 함량 0.5% 이하인 선박용 경유(MGO)를 함께 판매, LSFO와 MGO로 양분화 된 선박유 시장을 모두 점유하겠다는 목표다. SK에너지는 지난해 10월부터 부산, 울산 등 주요 항만의 선박에 MGO를 판매해오고 있다.

한편 그룹차원에서도 SK이노베이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회의를 개최, 대규모 적자가 우려되는 SK이노베이션의 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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