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상승 탄력…쇼미더 달러에 달려

  • 송고 2020.03.30 15:14
  • 수정 2020.03.30 15:15
  •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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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난주 각각 6.4% 11.4% 상승세

외국인 순매도 공세는 여전…추세적 반등 환율에 달려

반도체 업종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주도주로서의 면모가 재부각되고 있다. 추세적 반등까지 기대하려면 원·달러 환율이 더 안정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주 동안 KRX 반도체지수는 7.4% 상승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6.4%, SK하이닉스가 11.4% 올랐다. 이날 장 초반에는 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3~4%대 약세를 기록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저가 매수세 유입과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정부의 증시 안정자금 투입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안정이 반도체 업종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또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주가 상관 관계가 높은 마이크론의 견조한 실적 발표도 투자 심리 개선에 기여했다.

올해 삼성전자 주가는 고점 대비 33%나 급락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이익이 적자 수준이 아니라면 가격 조정은 상당히 진행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반도체 업종은 주도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전방 산업에서 데이터센터와 기업용·교육용 PC 수요가 견조하고 업종 내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마이크론이 무난하게 실적 발표를 마쳤을 뿐만 아니라 인텔, 엔비디아 등이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지 않아 한국의 반도체 대형주도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상승 흐름은 여전하고 일시적인 속도 조절 구간"이라며 "코로나19로 이번 D램 사이클이 고점에 도달하는 시기가 늦어 질 수는 있지만 그 높이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2020년 실적 추정치는 소폭 하향하지만 2021년은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려면 원·달러 환율이 안정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1300원선을 위협하듯 치솟다가 점차 안정을 찾으면서 이날 달러당 1214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 보다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주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비중이 높은 부문에는 유리하지만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악화되서다.

외국인 투자자는 3월 한 달 동안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말 57% 수준이던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지분 비중은 55%대로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 역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 수출비중 높은 종합반도체기업(IDM)과 공정 소재 공급사는 실적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원화의 지나친 약세는 외국인 매도 유발해 수급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외국인 순매수와 원달러 환율은 직접적인 상관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5월 원·달러 환율이 1020원 까지 떨어졌을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총합계 순매수 대금은 최근 2008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80원까지 치솟자 외국인은 6000억원 가량을 순매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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