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면세점 '무급휴직' 확대

  • 송고 2020.04.07 11:03
  • 수정 2020.04.07 11:09
  •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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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무급휴직·주 4일 근무제 시행

업계 "인건비 절감 효과 미미…'워라밸'에 방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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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의 '무급휴직'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의 세계적 장기화를 대비해 비용 감축에 나선 것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면세점 중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롯데면세점이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본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근무제도를 시범 운영 중이다. 우선 지난달 1일부터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받고 있다.
또한 업계 최초로 지난달 9일부터 말일까지 3주간만 시범 운영하려던 '주 4일 근무제'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한 달 더 연장했다. 주 4일 근무제의 경우 신청한 직원 비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직원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급여의 10~15%정도가 삭감되지만 직원들 반응이 나쁘지 않다"며 "업무 흐름상 진행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유연근무제(하루 9시간 기준 출퇴근 시간 조정)와 선택적 근로제(주4일 근무시 금요일 휴무 불가한 부서는 금요일 제외한 다른 날로 대체 휴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던 지난 1월부터 임산부나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받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임산부·어린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권고를 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1~2분기 면세점 매출이 30~40% 급락할 것으로 전망돼 이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무급휴직을 넘어선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직영 직원 수가 1000여명, 신세계면세점 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증권가 한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 이상 지속되면 면세업계도 운영자금이 바닥나 버티기 힘들 것"이라며 "구조조정이 빨리 일어나면 인건비·임대료 부담이 큰 공항 면세점부터 감축할 것이며 지역 면세점은 제주도도 타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면세점 이용객이 없어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에 방점을 찍었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 자체가 안나오기 때문에 무급휴직을 보내도 회사 차원에서 큰 도움은 안된다"며 "이번 기회에 각자 본인과 가족을 돌보는 시간을 갖는 것에 의의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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