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늪 빠진 철강업계…"2분기도 초비상"

  • 송고 2020.04.08 10:09
  • 수정 2020.04.08 10:13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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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수요 감소에 1분기 영업익 전망치 폭락

코로나 장기화 따른 수요 부진 등 악재 산적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강공장에서 전로 조업이 이뤄지고 있다.ⓒ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강공장에서 전로 조업이 이뤄지고 있다.ⓒ포스코

지난 2019년 원재료 가격 부담 및 자동차 등 전방산업 침체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철강업계에 올해도 암운이 드리운다.

철강사들은 올해 1분기 전방산업 회복세와 원재료값 안정화로 실적 회복을 기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에 철강 수요가 대폭 줄어들며 또 다시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방산업 침체로 제품 가격 협상도 난항의 연속이다. 중국 철강 재고 확대는 저가 제품 국내 유입 우려를 높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이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2분기 철강 수요도 미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양대 고로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올해 1분기 예상실적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3.7%·89.4% 급감한 6764억원·225억원으로 예측됐다.

전기로사인 동국제강과 세아베스틸도 각각 29.6%·45.7% 줄어든 340억원·90억원으로 전망됐다.

철강사들의 실적 악화는 코로나19 악재로 인해 자동차 등 전방산업들이 침체기에 빠지며 철강 수요도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은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생산 차질을 겪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도 감소하며 차 강판을 공급하는 철강사들도 피해를 입었다.

조선업 불황은 철강사들의 부진을 키웠다.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조선 업황은 올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행 등으로 상승세가 기대됐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이 강세를 보이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가 대거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전망과 달리 코로나19 여파 등 대내외 요인으로 선사들의 움직임이 줄어들며 부진은 심화되는 양상이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233만CGT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다.

철강업계의 부진은 올해 상반기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며 글로벌 철강 수요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철강 재고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철강재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방산업과 현재 진행 중인 제품값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발생 전 철강사들은 완성차업계 회복세에 그 동안 동결 내지 소폭 인상에 그쳤던 철강재값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며 철강업계의 원재료값 부담은 여전한 숙제로 남게 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협상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인상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아직 눈에 띄게 드러나진 않았으나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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