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철강재값 인상 안간힘

  • 송고 2020.04.08 10:22
  • 수정 2020.04.08 10:27
  •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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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수요 침체에 인상 명분 떨어져

차강판 및 후판협상 '흐림'·철근시장 '맑음'

포스코 도금부 직원들이 자동차용 강판을 점검하고 있다.ⓒ포스코

포스코 도금부 직원들이 자동차용 강판을 점검하고 있다.ⓒ포스코

철강업계가 제품 가격 인상에 안간힘이다.

지난해부터 누적돼온 원가 부담이 수익성을 짓누르면서 올해까지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무엇보다 가격 인상이 우선시 돼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자동차, 조선 등 전방 산업의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가격 인상이 동력을 잃어 철강사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지난 2월부터 완성차업계와 자동차용 강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나 진전이 더딘 상태다.

철강사들은 당초 톤당 최소 3만원 이상 인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자동차 산업의 타격으로 돌아오면서 인상분 반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자동차 수출이 전년 대비 12%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1분기 글로벌 판매가 전년대비 12.5% 감소했다.

여기에 해외 대부분의 공장에서 셧다운 조치가 이어지고 글로벌 시장의 판매 절벽 및 생산 차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가격 인상을 강행할 명분은 보다 약해졌다.

조선용 후판도 가격협상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수주 산업인 조선업의 특성상 코로나 타격은 적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발주 위축 우려가 높다.

조선사들은 지난해 수주상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어 원가 부담에 직결되는 후판 가격 인상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건설용 철근 시장은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이달 건설용 철근 가격은 톤당 66만원 내외로 최근 지속적으로 가격 인상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제강사들이 재고 조정을 위한 감산에 적극 나서며 가격 지지에 나선 결과다.

다만 수요 개선 등에 기반을 둔 가격 인상이 아니라 향후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

제강사들은 적극적인 감산 조치와 원칙 마감을 통해 판매량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수요 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가격 인상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라면서 "반면 철광석 가격의 강세로 1분기에도 원가 부담이 커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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