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르노삼성, 생사 가를 임단협 투표 'D-1'

  • 송고 2020.04.13 14:25
  • 수정 2020.04.13 14:25
  •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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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임협 합의안' 투표 14일 동시 마무리

"노조 리스크 재발 안 돼···코로나 위기 속 하나씩 풀어야"

르노삼성 XM3(왼),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각 제조사

르노삼성 XM3(왼),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각 제조사


임금 협상을 두고 유사한 처지에 놓인 두 외투기업 노조가 오는 14일 기로에 선다. 한국지엠·르노삼성과의 잠정 합의안에 대한 노조 찬반 투표가 14일 동시 마무리되는 가운데 최종 타결로 반등 모멘텀 마련할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이날부터 이틀 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당초 세 차례나 투표를 연기한 한국지엠 노조는 우여곡절 끝에 이날 오전 부재자 투표를 시작부터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다.

르노삼성 노조의 경우 지난 10일 사측과의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가운데 14일 본 투표를 앞두고 있다.

앞서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동결 보상 격려금 200만원을 비롯해 △일시 보상금 총 888만원 지급 △매월 상여기초 5%를 지급하는 공헌수당 신설(고정급 평균 연 120만원 인상) 등의 2019 임금 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최근 코로나19 위기감이 고조되는 데다 부결되도 투쟁 수단이 마땅치 않은 만큼 르노삼성 투표는 최종 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르노삼성 노조 관계자는 "부결이 나도 싸우기 힘들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통과될 것으로 본다"며 "현재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지엠의 경우 최종 가결을 낙관할 순 없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한국지엠 노조는 △임금 동결 및 성과급 미지급 △100만~300만원 차량 구매 바우처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2019 임협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지만, 이를 놓고 내부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임금 동결과 무 성과급을 받아들였다는 점과 더불어 바우처 관련 소득세 납부 문제, 중앙운영위원회 미소집으로 인한 총회 소집공고의 절차적 문제 등의 내부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집행부는 2019 임금 협상 아쉬움을 올해 임단협으로 만회하자며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중이다.

만약 한국지엠 잠정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가 증폭되는 악재에 거듭 직면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한국지엠은 수출 90%를 담당하는 북미에서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어 향후 상당한 수출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신차 트레일블레이저가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에서도 본격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점에서 노사 갈등은 한국지엠의 심대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사 문제로 또 다른 리스크를 만들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르노삼성 역시 수출 절벽에 직면해 있다. 수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이 지난달로 종료된 상태다.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62.8%나 빠졌다.

노조는 14일 최종 타결 이후 논의가 정체된 XM3의 수출 물량 수준과 수출 시점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투표가 잘 마무리되면 수출 시점이나 물량 등에 대해 디테일하게 공유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일 임협이 최종 타결되더라도 곧이어 올해 임단협이 남아 있어 첩첩산중"이라며 "그럼에서 불구하고 최근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노사가 합심해 하나씩 풀어 나가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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