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머니'가 부르는 '술 권하는 사회' - 메리츠증권

  • 송고 2020.04.28 10:44
  • 수정 2020.04.28 14:38
  •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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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코로나19 여파로 한국뿐 아니라 국민 호주머니에 현금을 넣어주는 국가가 많아지고 있다. 나라 빚을 내서라도 코로나19가 야기한 경기 침체와 경직된 소비를 극복하려는 고육지책이다. ⓒEBN

감염병 코로나19 여파로 한국뿐 아니라 국민 호주머니에 현금을 넣어주는 국가가 많아지고 있다. 나라 빚을 내서라도 코로나19가 야기한 경기 침체와 경직된 소비를 극복하려는 고육지책이다. ⓒEBN


감염병 코로나19 여파로 한국뿐 아니라 국민 호주머니에 현금을 넣어주는 국가가 많아지고 있다. 나라 빚을 내서라도 코로나19가 야기한 경기 침체와 경직된 소비를 극복하려는 고육지책이다.

해외에서는 공중에서 돈을 살포하는 것 같다는 이유로 '헬리콥터 머니(helicopter money)'라 부른다. 메리츠증권이 주요국 중앙은행 유동성 공급이 자칫 '술 권하는 사회'를 부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 시선이 집중된다.

28일 '술 권하는 사회'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한 하인환 연구원은 밀턴 프리드먼의 '화폐경제학'을 인용해 "과도한 화폐발행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인플레이션은 ‘알코올 중독’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화폐를 증가시키는 것이 단기적으로 분명 좋은 효과를 가져오지만, 적절하게 ‘금주(화폐증가율 감소)’를 하지 않으면 나쁜 효과가 뒤이어 나타나게 된다"면서 다수 국가에서 행해지는 '헬리콥터 머니'가 가져올 후폭풍을 우려했다.

프리드먼은 '헬리콥터 머니'란 개념을 처음 제시한 미국 경제학자다. 경쟁적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시장경제 활동을 중시했다. '헬리콥터 머니'는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방법이며, 코로나 바이러스로 침체에 빠진 세계 경제를 구할 방안으로 현재 채택됐다.



'헬리콥터 머니'는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통해 직접 가계와 정부에 현금을 주입하는 정책으로, 중앙은행이 채권 유통시장 및 발행 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고 화폐를 공급하는 양적완화와는 또다른 정책이다.

이는 국채 발행이 필요 없으므로 시장에 정부의 부채 증가 없이 정부 지출을 늘리는 효과가 있지만 프리드먼은 과도한 화폐발행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인플레이션은 ‘알코올 중독’처럼 지속적으로 의존성을 드러낸다고 경고해왔다.

또다시 찾아오는 불황기에 경제 곳곳에서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을 요청하게 되어 마치 알오콜에 의존하는 중독자가 난무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한 데 이어 일본은행(BOJ)은 지난 27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여파를 막기 위해 회사채 매입을 늘리고 국채도 무제한 매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하 연구원은 FRB에 이은 BOJ의 무제한 양적완화가 통화정책이라는 알코올에 중독되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부양을 이끌고, 신흥국은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과잉 통화발행이 초래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유동성 공급 뒤에 찾아올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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