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유료방송 시장 잠식…"미디어 융합시대 본격화"

  • 송고 2020.05.04 10:52
  • 수정 2020.05.04 10:52
  •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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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3사 점유율 80% 달해…과점 형성

OTT와 시너지 위한 콘텐츠 투자 나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함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사를 중심으로 한 3강 체제로 재편됐다.

IPTV 3사(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만큼 앞으로 콘텐츠 강화를 통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4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은 지난달 30일 출범했다. 합병등기예정일은 오는 6일이다. 합병법인 사명은 SK브로드밴드로 유지된다.

합병법인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794만명이다. 이는 국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의 24.03% 수준이다. 1위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 31.3%, 2위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 24.7%에 이어 3위다. 매출은 4조원 대로 커지고 직원 수 역시 2300명으로 확대된다.

IPTV 3사의 점유율은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80%를 차지한다. 2017년 11월부터 IPTV가입자 수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가입자 수를 앞선 이후 전체유료방송 시장에서 IPTV 점유율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료방송시장도 과점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앞으로 점유율 경쟁이 아닌 콘텐츠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2008년 IPTV 출범 이후 콘텐츠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유무선 가입자 기반으로 성장해 SO를 인수하며 덩치가 커진 만큼 이에 걸맞은 투자와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을 통해 향후 5년간 4조원 가량을 콘텐츠에 투자한다. 케이블TV에 8937억원, IPTV에 2조2434억원, OTT 웨이브에 92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웨이브

ⓒ웨이브

특히 웨이브는 지난달 세계적인 미디어 회사 NBC유니버설(NBCU)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상파3사(KBS·MBC·SBS)와 함께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향후 3년간 매년 최대 5개 작품을 NBCU에 공급한다. NBCU는 이 콘텐츠에 대한 해외 유통 권리를 갖고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시청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5G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다. 이는 최근 5년 간 관련 분야에 집행한 연 평균 투자액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의 '아이들나라'와 같은 IPTV 핵심 서비스는 물론 실감형 콘텐츠를 확보해 케이블TV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은 IPTV와 케이블 양대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KT는 OTT 시즌(Seezn)을 통해 국내외 OTT 업체와 제휴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 출범하는 CJ ENM-JTBC의 OTT 합작법인과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회사는 각자 IP(지적재산권)를 보유한 콘텐츠를 통합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티빙을 기반으로 한 통합 OTT 플랫폼을 론칭하기로 합의했다.

디즈니플러스(+)·애플TV+의 한국 진출 여부도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미국·캐나다를 시작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디즈니+는 약 3개월 만인 지난달 3일 기준 가입자 2860만명을 확보하며 넷플릭스(1억6000만명)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 디즈니+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국내 통신사·IPTV 및 기타 OTT와 협력 가능성을 제기한다. 통신 3사는 자사 플랫폼과 디즈니의 브랜드 파워, 콘텐츠 역량 등을 연계해 시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휴에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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