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악 실적' 정유업계…"올해 손익분기 어렵다"

  • 송고 2020.05.18 06:00
  • 수정 2020.05.18 00:18
  • EBN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 url
    복사

한신평 "내년에는 수요 회복으로 2019년 수준 이상 영업이익 가능"

국내 정유사, 1분기 대규모 영업적자 반영...회사채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

ⓒ

국내 정유사들이 하반기에 유가가 다소 회복 되고 정제마진이 상승해도 올해 올해 영업이익이 대부분 손익분기점 수준을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는 2019년 이전의 정제마진까지 기대하기 어렵지만 정유업계의 대응에 따라 최소한 손익분기점 이상의 정제마진은 회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상반기 유가 급락과 저조한 정제마진으로 인해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국내 정유사들은 하반기에 유가가 다소 회복 되면서 재고 관련 손실이 일부 환입되고 상반기 대비 정제마진이 상승해도 올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대부분 손익분기점 수준을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한신평은 "글로벌 경기 하강으로 인해 석유제품 수요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중국지역 중심의 정제설비 신증설로 인한 공급 부담도 지속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2015~2016년과 같은 급속한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당분간은 유가, 정제마진 및 주요 제품의 수급 상황에 연계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또 한신평은 "2018~2019년부터 산업 내 신규 설비 증설,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정유산업의 경기 하강이 진행돼 왔고 각 정유사별로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의 투자 과정에서 재무부담도 증가하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이슈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이후에도 산업 전반의 수급상황과 정유사들의 영업 및 재무실적이 2015~2017년의 호황기 수준으로 급속하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신평은 "올해는 어렵지만 2021년에는 추가적인 유가 상승 효과에 따른 긍정적 시차 효과가 반영되고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 회복이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기여하면서 2019년 수준 이상의 영업이익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평은 또한 "올해 상반기 국내 정유사들의 영업 및 재무적 부담이 크게 확대된 이후 하반기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점차 해소되고 유가, 정제마진 등의 영업여건이 단계적으로 정상화되면서 정유사들의 영업실적과 현금창출력도 안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손익분기점 수준 이하의 정제마진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정유업계가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단기적으로는 가동률 조정, 중장기적으로는 정제설비 투자의 축소, 비경제적 설비의 폐쇄 등을 꼽았다.


현재 진행 중인 설비프로젝트를 중단할 수는 없더라도 신규 투자계획의 연기 또는 중단 등을 통해 2022년 이후 증설부담은 완화시킬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부족한 설비의 폐쇄도 정제마진을 개선시킬 수 있는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13일 한신평은 국내 정유사들에 대해 1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반영해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OIL, SK인천석유화학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또한 현대오일뱅크 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하고 GS칼텍스 신용등급 전망은 유지했다.


평가 대상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GS칼텍스는 신용등급 'AA+'와 등급 전망 '안정적' 모두 그대로 유지됐다.


정유 4사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산업 내 정제설비 증설로 인한 수급환경 저하와 정제마진 약세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올해 1분기 합산 4.4조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는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한 큰 폭의 유가 변동 관련 손실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으며 휘발유, 항공유 등의 수요 급감으로 인한 손익분기점 이하의 정제마진,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의 실적 부진도 대규모 적자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신평은 "현재 예상보다 코로나19의 충격이 석유제품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정유 및 비정유부문 주요 제품의 구조적인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실질적인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추가적인 신용도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신평은 "유가 급락기인 2015~2016년의 사례와 같이 저유가 및 경기 회복 기조 하에서 석유제품 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정제마진이 상승함에 따라 실적 호조와 재무안정성 지표의 개선이 가시화되는 경우에는 '안정적' 등급전망을 회복하면서 우수한 신용도를 지지했던 기반이 다시 강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