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에 반도체 수출 금지"…삼성·SK하이닉스 어쩌나

  • 송고 2020.05.18 00:06
  • 수정 2020.05.18 00:06
  • EBN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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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미국 기술 이용해 화웨이 반도체 설계·제조 시 정부 승인 받아야

화웨이 타격으로 스마트폰 등 생산 줄면 메모리도 수요 위축…삼성·SK하이닉스 영향 불가피

ⓒ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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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봉쇄' 정책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대 거래처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다. 화웨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격화되자 애꿎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외국 반도체 제조사가 미국의 허가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다는 내용의 수출 규제 개정을 추진한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시행되는 오는 9월부터 미국의 기술을 이용해 화웨이의 반도체를 설계해주거나 제조하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 범위를 미국 반도체 업체에서 전 세계로 확대해 봉쇄정책을 더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의 통신반도체 조달을 완전히 막아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받을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1차 타깃은 화웨이로부터 위탁을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의 TSMC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결과적으로 화웨이가 타격을 입을 경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제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화웨이로부터 올리는 연간 매출규모는 약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TSMC와 같은 직접적 영향은 아니더라도 화웨이가 핵심 반도체 조달에 문제가 생겨 스마트폰 등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면 메모리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주력 분야다.


미국이 비메모리에서 메모리 분야까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확대할 지 여부도 변수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기업들도 직접적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업계는 트럼프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화웨이에 대한 공급 중단을 직접적으로 요구할지, 중국이 미 정부에 반격을 가할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 기업에 직접적 영향이 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며 "다만 미국의 제재가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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