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사자' 행진 주춤, 여력 '충분 vs 부족'

  • 입력 2020.05.20 15:25
  • 수정 2020.05.20 15:31
  • EBN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과거 2000년과 2007년 당시 개인 매수세는 8개월 간 지속"

투자자예탁금...42조원 규모로 올해 초 30조원에 비해 급증

주식 시장과 실물경제와의 괴리감이 개인 여력 꺾을 수도

ⓒ픽사베이ⓒ픽사베이

개인 투자자들의 역대급 나 홀로 '사자' 행진이 주춤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들이 매수로 돌아설 때마다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양새다. 개인은 국내 증시가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영향에 폭락한 이후 회복세를 이끌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향후 실탄 여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시각에 따라서 개인의 사자 행렬이 당분간 계속될 거란 전망과 개인의 강한 매수세가 조만간 한계에 이를 거란 분석이 맞서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27조2755억원, 5조336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를 2000선 언저리까지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8조9898억)였다. 이어 삼성전자우(1조9136억원), SK하이닉스(1조4906억원), 현대차(1조989억원), 한국전력(6868억원), SK이노베이션(6305억원)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씨젠(2507억원)을 필두로 CJ ENM(1534억원) 메디톡스(1469억원),셀트리온헬스케어(1147억원), 스튜디오드래곤(1121억원), 케이엠더블유(1098억원) 등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3월 6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같은 달 9일 2000선이 무너졌다. 이후 3월 19일 연저점인 1457.64포인트를 기록한 직후 반등해 최근 1980선까지 회복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개인의 매수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인은 과거 2000년 IT버블과 20007년 금융위기에 따른 두 차례 폭락장에서 최대 '8개월'간 매수력을 유지한 바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0년과 2007년 당시 주가가 고점을 찍고 폭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매수했다"며 "당시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개인의 매수 인내력은 최대 8개월이었다. 올해는 개인이 1월부터 주식을 사들였으니 앞으로 3개월 가량 매수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개인의 '사자' 행렬은 지난 1월부터 시작됐다. 올해 1,2월 개인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각각9조3804억원, 2조9258억원에 달한다. '미중 무역분쟁 1단계 합의' 이슈와 시장 내 '코로나19 영향 미비 전망 확산'의 영향이 컸다.


결국 올해초 주식을 순매수한 개인들이 언제 매도를 던지느냐가 '동학개미운동' 종료 시점을 판단할 가늠쇠가 될 수 있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1월 20일 2262.64에 거래를 마치면서 약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는 등 2260선에서 고점을 형성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개인들이 연초 이후 매수한 주가 평균 지수대를 계산해보면 대략 2000pt가 넘는다. 코스피 지수가 대폭 급락한 것은 3월 초부터이지만 이미 개인은 앞선 1,2월 때부터 주식을 많이 사놨다"라며 "만약 개인들이 매도 행진에 나선다면 아마도 1, 2월에 매수한 개인들의 손익분기점(2000Pt)이 도달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19일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861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것을 두고 차익실현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당시 개인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 2012년 9월 14일 이후 약 7년 8개월 만에 일간 기준 최대 규모다.


하지만 이를 개인의 매수세 종료 시그널로 여기기엔 다소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모더나의 코로나 19 백신 이슈에 외인이 들어오면서 개인이 순매도를 한 것은 오히려 기계적인 반응에 가깝다"며 "개인이 하루 순매도를 보였다고 해서 개인 순매수 여력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자예탁금 역시 올초 대비 급속도로 증가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지닌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8일 기준 42조2716억원 어치로 올 초 30조원 대비 대폭 늘어났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1일 약 47조6670억원 어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40조원대를 유지하고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거래대금 비중으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60%를 넘어섰다"며 "장기 저금리 기조의 영향, 스마트 개미의 증가, 찾기 어려운 투자처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와의 괴리감이 강력한 개인 매수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코스피의 가파른 회복세에는 '동학개미운동'으로 점철된 개인의 강한 매수세 덕에 가능했다. 반면 실물경제는 증권시장의 회복추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연초 3%로 전망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월 중순 -3%로 수정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이 -0.1%로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했다.


또 한국거래소와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92곳(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조477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1.2%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1조336억원으로47.8% 급감하며 반 토막이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피가 1900선을 넘긴 것은 개인의 힘 덕분이지만, 개인에 기대서만 2000선을 돌파하기는 힘에 부칠 수 있다"며 "현재 시장에는 주식 시장과 실물 경기와의 괴리가 벌어졌다는 인식이 공유된 만큼 이전과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일어나기는 어렵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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