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치고 키우고"…몸집 불리는 유료방송, 왜?

  • 입력 2020.05.28 14:23
  • 수정 2020.05.28 14:24
  • EBN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지난해 1차 M&A로 점유율 좁혀진 3강 체제…추가 M&A로 역전 노리는 통신3사

규모의 경제 키워야 콘텐츠 경쟁력 커져…올해 점유율 싸움 치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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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비입찰에 들어간 현대HCN이 유료방송 시장에 2차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통신3사 모두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이미 통신사 3강 체제로 재편됐지만 넷플릭스, 유튜브 등 인터넷 미디어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자 추가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며 경쟁력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28일 미디어업계에 따르면 현재 △KT·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등 3강 체제로 재편된 유료방송 시장이 현대HCN 공개매각 돌입으로 다시 술렁이고 있다.


그간 물밑에서 매각을 검토해온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이를 공개매각으로 전환한 뒤 유료방송 점유율을 놓고 경쟁 중인 통신3사를 자극하며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말 1차 M&A로 점유율 격차가 좁혀진 통신3사는 매물로 나온 현대HCN, 딜라이브 등을 놓고 수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이전까지는 KT와 KT스카이라이브 점유율이 30% 이상으로 압도적이었지만 LG유플러스가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하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합병하면서 추가 M&A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국내 유료방송 시장 가입자는 3360만1484명이다. 이 가운데 KT·KT스카이라이프가 1059만명(31.52%),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837만명(24.91%),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812만명(24.17%) 등을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이 추가 M&A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1차 M&A 당시 정부 승인에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고 방송과 통신 결합에 따른 시너지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수천억원의 재정을 투입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튜브, 넷플릭스 등 새로운 사업자들의 급성장으로 시장 패러다임이 바뀐 상황에서 기업의 덩치를 키우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통신업체 AT&T와 미디어 기업 타임워너가 합병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방송과 통신의 결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손 놓고 있다가는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도 이같은 위기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유료방송 1000만 가입자 확보는 중요하다"며 "콘텐츠 계약 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자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규모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스카이라이프가 변혁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며 M&A를 암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포화상태인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가입자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자들의 전략이 M&A를 통한 몸짓 불리기인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료방송 M&A를 통한 점유율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유료방송 M&A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좀 더 치밀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장 지배력이나 결합 판매 등에 치우치기보다 M&A를 통해 미디어·콘텐츠 업계에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차원적인 검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근 선문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최근 넷플릭스가 엄청난 콘텐츠 투자로 우리 방송 시장을 급속히 침식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 시장의 붕괴는 전체 방송 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런 맥락에서 정부의 치밀한 승인 심사가 필요하며 인수·합병 추진 사업자들도 콘텐츠 투자에 대한 신뢰할만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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