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최악 용선시장에 울상

  • 송고 2020.06.08 09:55
  • 수정 2020.06.08 09:56
  • EBN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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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등 용선료 최대 70% 이상 하락

코로나 악재로 선박 대규모 매각 가능성


대한해운이 보유한 벌크선이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대한해운

대한해운이 보유한 벌크선이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대한해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물동량 감소 우려 등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에 또 다른 악재가 닥쳤다.


매각 시장에 나오지 않은 선박들이 대거 용선용으로 투입되며 공급 과잉이 발생해 용선료 하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용선료 하락세가 심화될 경우 해운사들의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선사들이 선박 매각을 추진할 경우 매각 시장에 물량이 몰려 선박 또한 제값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영국 선박가치평가기관 배슬스밸류에 따르면 현재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용선료는 올해 초 대비 70% 이상 하락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도 50% 이상 떨어지는 등 대부분의 선종에서 용선료 내림세를 보였다.


용선료 하락은 코로나 악재로 인한 물량 부족으로 선박 수요는 정체된 반면 용선 시장에 공급되는 선박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LNG선 등 선박 가치는 소폭 떨어졌다. 해운사들은 낮은 가격에 선박을 매각하기 꺼려하며 용선 시장에 선박을 투입했다. 여기에는 코로나 사태가 곧 마무리돼 선박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담겼다.


선사들의 기대에도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시장은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VLCC와 초대형 가스선(VLGC)는 오는 2021년 4분기까지 선박 가치가 지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과 2500TEU급 컨선은 내년 초나 돼야 상승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용선료 하락이 지속되며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선사들이 이때까지 버틸 역량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결국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해 재무구조 악화를 겪은 해운사들은 낮은 가격에라도 선박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다만 선사들 모두 같은 어려움에 처해있는 만큼 매각 또한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매각 시장에서도 공급 과잉이 촉발돼 저가에 선박을 매각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장기운송계약 비중이 높은 선사들의 경우 용선료 하락 피해가 크진 않은 편"이라며 "물동량이 점차 회복되고 있고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긍정적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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