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손해율, 자동차보험 시장 양극화 '가속'

  • 송고 2020.06.09 10:52
  • 수정 2020.06.09 13:39
  • 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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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형 4개 손보사 시장점유율 83.4%

중소형사 자동차보험 언더라이팅 강화 영향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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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매출 축소를 위한 '디마케팅'을 펼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규모의 경제와 브랜드 파워를 갖춘 대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독식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83.4%를 기록해 작년 말 대비 1.3%p 늘어났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29.24%를 차지했던 삼성화재는 지난 3월 29.95%로 올랐고 △현대해상(20.29%→20.32%) △DB손해보험(19.97%→20.09%) △KB손해보험(12.56%→13.00%) 등으로 나타났다.


4개 상위 손보사의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80%를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중소형 손보사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점유율과 함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격차도 극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화재와 최하위 MG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차이는 100배 이상이다. 지난 3월 삼성화재와 MG손보의 원수보험료는 각각 1조3976억원, 101억원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는 모집조직이나 보상인력 및 전산 인프라 구축 등 규모의 경제가 보다 더 요구된다는 것이 보업업계의 진단이다. 대형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갖춘데다 브랜드 파워도 앞서있다보니 대형사 중심의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손해율을 줄이기 위해 중소형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면서 시장점유율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롯데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디마케팅에 들어갔고 MG손보, 흥국화재 등은 판매 채널을 다이렉트 채널만 유지하면서 자동 유입 고객과 갱신 고객 중심으로 영업 활동을 펴 왔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손해율에 중소형 보험사들은 '팔수록 손해'인 자동차보험에 대한 매출 축소에 나선 것이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높아 손보업계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사업비 약 20%를 제외한 78∼80%를 적절한 손해율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3월(가마감 기준) 중소형 손보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웃돌았다. MG손해보험의 손해율은 96.2%를 기록했고 더케이손해보험은 95.0%을 나타냈다. 롯데손해보험도 89.2%의 손해율을 보였다.


보험업계에선 앞으로 자동차보험 갱신·가입자 중 10명 중 9명이 대형손해보험 4개사 상품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형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인수를 까다롭게 하고 영업축소에 나서면서 대형사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며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기에 인수를 거절하기 어려운 대형사에 흡수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사가 자동차보험을 줄이는 전략을 계속 펼치다보면 대형사 중심의 시장점유율 독식 현상은 더 확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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