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핀테크 역차별' 카드사 노조도 '한 목소리'

  • 입력 2020.06.26 15:08
  • 수정 2020.06.26 17:17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정종우 카노협 의장 등 카드사 노조위원장 4명, 권대영 금융위 혁신단장 '면담'

규제 역차별 이슈 제기, 권 단장 "서로 의견 교환·소통한 자리" 구체적 언급 피해

페이사에 후불결제 최대 100만원 허용 검토, 카드사 "사실상 여신업 하라는 것"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금융위원회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의 간편결제사 위주 특혜정책에 카드사 노조까지 '형평성 있는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혁신금융' 성과 창출이 시급한 금융위가 핀테크사 일변도의 정책을 펴면서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점차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사무금융노조 하나외환카드지부장)을 비롯한 각 카드사 노조위원장 4명은 지난주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과 만나 '핀테크사와의 규제 역차별 이슈'를 제기했다. 이 면담은 노조위원장들이 신청했다.


금융당국은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최대 월 30만원 후불결제해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를 벤치마킹해 간편결제업체에 소액의 후불결제 기능을 주겠다고 밝혀왔다. 최근 최대 100만원의 결제한도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카드업계는 사실상 페이사에 여신사업을 허용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간편결제기업에 맡긴 선불 충전금도 별다른 보호장치가 없는 상황인데 후불 여신까지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후불결제는 자기자본 200억원 이상 보유한 기업만 가능하나, 간편결제기업은 자본금 20억원이 등록허가 기준이다. 소비자의 신용도를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도 전통 금융사보다 적어 여신의 부실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카드업계는 리스크 관리 능력의 차이가 명확한 상황에서 동일한 신용공여 기능을 허용하는 것은 '동일산업-동일규제' 원칙에 어긋난다고 본다. 신상품 출시나 일회성 마케팅 등에 있어서도 간편결제사는 카드사와 달리 별다른 제약이 없다.


카드사 노조위원장들은 권대영 단장에게 동일산업-동일규제 원칙을 들어 규제 역차별 이슈를 제기했으나, 권 단장은 균형감있게 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질의에 권 단장은 "인포멀한 식사하면서 서로 의견 교환하고 소통한 자리"라고 짧게 답했다. 어떤 의견이 오갔는지 묻자 "비공개 자리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며 "언론에 공개된 것이 아쉽다"고 언급을 피했다.


경영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형카드사 노조측은 금융위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다소 온건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규제 역차별'이 있다는 점은 명확히 했다.


이번 면담과 관련한 한 카드사 노조위원장은 "서로 의견교환하는 자리였지 분위기가 안 좋지는 않았다"면서도 "핀테크업체들이 지급결제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있고 정부도 혁신금융 차원에서 허용해주는 움직임들 보이고 있다. 이해는 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이 역차별 받지 않도록 정책당국에서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카드사에 반대급부없는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그에 대한 반작용도 커질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미 카드수수료 인하 이슈와 관련해서도 카드사 노조는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지난해 총파업을 결의할 정도로 금융당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된 상황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저번 카드수수료 때도 그랬지만 금융위 방침을 정하면 저희가 바꾸는 것은 힘들다"며 "저희가 불만이 있으면 표시를 하는 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기보다는, 어려움을 알아달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카드사의 위기감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지적하고 있다.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017년 2조2158억원에서 2018년 1조7388억원, 지난해에는 1조6463억원을 기록해 매년 줄어들고 있다. 정부의 누적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올해에는 코로나19 이슈까지 겹치며 카드사는 '생존위기'를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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