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심심한데 쉐보레 볼트EV 타고 양양 한번 갔다올까?”

  • 송고 2020.06.26 16:37
  • 수정 2020.06.26 16:37
  • EBN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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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볼트EV 1회 충전 414km 주행, 연비운전하면 실주행은 500km도 가능할 듯

전기차의 강력한 토크감, 승차감 우수

2020 볼트EVⓒ한국지엠

2020 볼트EVⓒ한국지엠

3년 전인 2017년 제너럴모터스(GM)의 보급형 최장거리 전기차 쉐보레 볼트EV(1회 충전 383km)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 확장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완판행진을 이어갔던 볼트EV는 배터리 기술 발전과 전기차 보급에 따른 가격 하락 등으로 1회 충전 400km를 넘어서는 전기차 모델이 속속 나오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3년만에 주행거리를 늘린 2020 볼트EV가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1회 충전 주행거리를 414km로 확장해 내연기관의 주행거리와 맞먹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기존 대비 6kWh 용량이 늘어난 LG화학의 66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신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효율을 높였다.


공식적인 주행거리가 400km가 넘는 2020 볼트EV의 실 주행거리는 얼마나 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과 강원도 양양을 왕복하는 401km 시승에 나섰다.


도심형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볼트EV은 전기차이기에 가능한 짧은 오버행으로 디자인적인 매력을 뽐낸다.

2020 볼트EVⓒ한국지엠

2020 볼트EVⓒ한국지엠

차체 바닥에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휠베이스가 확장됐다. 또한 상단은 지붕을 높인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채택함으로써 5인승의 넉넉한 실내공간 등을 뽑아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LCD로 만들어진 계기반과 10.2인치 대형 중앙화면에 전원이 들어온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차가 움직인다. 전기모터는 바로 최대 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초반 가속력은 일품이다. 순간 토크는 휠스핀이 생길 정도로 강력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7초 미만이다.

2020 볼트EVⓒ한국지엠

2020 볼트EVⓒ한국지엠

작은 체구에도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kg.m에 달해 웬만한 스포츠쿠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의 동력성능을 낸다.


볼트EV는 해발 900m 이상의 한계령을 오를 때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두꺼운 토크감은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차를 힘껏 밀어주면서 차의 무게감은 오간데 없이 경쾌하다.

2020 볼트EVⓒ한국지엠

2020 볼트EVⓒ한국지엠

차체의 전고는 높지만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있어 무게 중심이 낮아 속도를 높여도 안정적이다. 또한 곡선구간에서도 불안하지 않는 핸들링을 보여준다.


성능 못지않게 승차감도 만만치 않다. 엔진소음이 없고 떨림이 없는 전기차의 특성이 승차감을 높였다. 과속방지턱에서도 출렁임 없이 단단하게 차체를 받쳐줘 탄탄한 안정감을 확보했다.

2020 볼트EVⓒ한국지엠

2020 볼트EVⓒ한국지엠

한계령을 오르면서 주행가능 거리는 빨리 줄어들지만 내려갈 때는 다시 올라간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 대신 스티어링휠 후면의 패들 버튼을 통해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Regen on Demand)이 작동하면서 감속과 함께 회생 에너지 시스템을 통한 발전이 이뤄진다.


여기에 기어노브를 L에 두면 감속은 물론 완전 정차까지 제어하는 회생제동 시스템인 원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도 가능하다. 이 경우 발전 효율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2020 볼트EVⓒ한국지엠

2020 볼트EVⓒ한국지엠

양양 낙산해수욕장을 찍고 한계령을 올라가 휴게소에서 확인한 주행가능거리는 150여km 정도에 불과해 서울까지 갈 수 있을까 불안했다. 하지만 내리막길을 타고 내려오면서 주행거리가 점차 늘면서 정작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돌아왔을 때 50여km 이상 더 주행할 수 있다는 표시가 떴다.


한여름 날씨에 에어컨을 계속 켜고 마음껏 달렸는데도 서울-양양을 충분히 왕복하고도 남았다.


볼트EV는 DC콤보 급속충전과 완속충전을 모두 가능하다. 급속충전 시에는 1시간 만에 전체 배터리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 2020년형 모델은 주차 시 차량 주변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주는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Digital Suround Vision Camera)가 새롭게 적용됐으며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후방 카메라 역시 디지털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해 화질이 선명하다.

2020 볼트EVⓒ한국지엠

2020 볼트EVⓒ한국지엠

2020 볼트EV는 자신의 한계를 깨면서 운전자의 충전소 찾는 스트레스를 덜어준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화를 실현했다. 여기에 넘치는 성능과 작은 체구에 따른 운전하기 편한 측면은 도심 출퇴근용으로는 최고의 선택지로 보인다. 물론 주말 나들이까지도 충분히 소화할만한 전기차다.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유지비가 싸기 때문에 세컨차로도 손색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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