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개선안 다 피해간 옵티머스

  • 입력 2020.06.30 15:09
  • 수정 2020.06.30 15:10
  • EBN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비유동성 자산 많으면 개방형 금지 등 옵티머스에 적용 안돼

대부분 PBS 사용하지 않아 감시 기능 미흡…사각지대 노려

ⓒ연합ⓒ연합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금융당국이 지난 2월 내놓은 사모펀드 제도 개선안을 다 피해갔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가 사기성이 짙다는 점에서 라임자산운용 닮은 꼴로 비교되고 있지만 개선안이 적용됐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를 막을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실제로는 대부업체 등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2700억원 가량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금은 다시 부동산 개발과 부실채권, 비상장 주식 등으로 흘러갔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개인 투자자가 대규모 피해를 입은 만큼 금융당국이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안을 마련하고 곧 법령 개정을 앞두고 있지만 조직적인 사기 앞에서는 속수무책 이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통해 비유동성 자산 투자 비중이 50% 이상이면 개방형 펀드로 설정을 금지했다. 라임자산운용이 메자닌 등을 담은 사모펀드를 개방형으로 만들었다가 자금이 빠져나가자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대부분은 만기가 1년 안되게 짧게 설정된 폐쇄형이다.


또한 당국은 모(母) ·자(子)·손(孫) 등 복잡한 복층 투자구조 사모펀드는 투자 구조와 최종 기초자산 등과 관련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모자형 구조로 전환해 부실을 정상 펀드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변칙 운영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경우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담는다고 속여 문제가 된 것이지 리스크 전이 위험이 있는 모자 구조는 아니었다.


개선안에 따르면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의 사모펀드 레버리지 리스크 관리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PBS가 펀드운용의 법령규약·투자 설명자료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위반이 있는 경우 운용사에 시정 요구를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펀드 재산의 수탁기관인 신탁업자와 PBS는 운용 지시를 실행하기 때문에 운용사의 위법이나 부당 행위를 가장 신속히 인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옵티머스 펀드는 PBS 자체를 쓰지 않았다. 옵티머스의 'SMART 펀드' 정도만 PBS로 KB증권을 뒀고 '크리에이터 펀드' 등은 사무관리회사로 예탁결제원, 수탁은행은 하나은행으로 뒀다.


PBS는 펀드 재산의 보관 및 관리, 대차 업무를 대신 해주는 서비스로 운용사와 수탁은행 사이에서 업무를 재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경영진의 부정 행위가 결정적인 문제긴 했지만 총수익스왑(TRS) 계약 상대방인 증권사가 자금을 빼면서 사태가 커졌다. 당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증권사 일방의 임의적 조기계약 종료 시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피해 방지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옵티머스자산운용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조치다.


또 금융당국은 자본금 7억원 미만의 소규모·부실 운용사에 대해 금감원 검사와 제재심의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퇴출시키는 등록 말소 제도를 도입한다. 옵티머스운용의 경우 이미 직원들이 퇴사해 해체 상태라서 소용이 없어졌다.


금융당국은 옵티머스 사태가 커지자 1만개 사모펀드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관련 대책 마련도 내놓을 예정이지만 핀셋 규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인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제도권 안에서 작심하고 사기를 치는 시나리오까지 감안해서 규제를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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