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자산매각 지지부진…"시황이 문제"

  • 입력 2020.07.02 10:12
  • 수정 2020.07.02 10:19
  • EBN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현철·동국·동부 등 비수익사업 및 설비 매각 난항

시황 악화에 국내외 원매자 찾기도 어려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기로 설비. ⓒ현대제철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기로 설비. ⓒ현대제철

철강업계가 비수익 사업 및 설비에 대한 정리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불황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요 부진도 심각해 제값을 받기는 커녕 원매자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전기로 열연공장 설비를 매각키로 확정하고 노조 측에 관련 방침을 전달했다.


해당 설비는 수주 부족과 수익성 악화가 겹치면서 지난달부터 가동 중단에 들어간 상태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요 차질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설비 운영 변경을 통한 감산을 추진했다가 결국 설비를 매각키로 한 것이다.


전기로 열연은 철강업계에서 대표적인 저수익 사업으로 그동안 구조조정 대상으로 자주 거론돼왔다. 현대제철 역시 해당 설비의 수익성 개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년간 노력을 기울였으나 최종적으로 매각을 택했다.


하지만 매각 결정에도 불구하고 당장 원매자를 찾거나 매각절차가 진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미 포스코와 동부제철 등 국내 경쟁업체들은 수년 전 관련사업에서 철수한 상태이며 글로벌 철강 경기도 잔뜩 위축돼 해외 원매자를 찾는 것조차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기로 설비 매각을 추진 중인 KG동부제철 역시 수년째 마지막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KG동부제철은 수년 간의 노력 끝에 어렵게 원매자를 찾고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었지만 본계약 절차가 다시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말 LNS네트웍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연내 최종 계약을 마무리지을 계획이었으나 현재 코로나19로 추가 협의 과정이 지연돼 본계약을 남겨두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동국제강도 수년째 후판 설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1년 연산 100만톤 규모의 1후판 공장을 해외에 매각한 뒤 2015년부터 연산 190만톤 규모의 2후판 공장도 매각을 추진했으나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수년째 이어진 조선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가동률이 60% 수준에 불과해 연간 300억~400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선뜻 매수에 나설 업체가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장기간 불황으로 인한 업계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지는데 반해 위축된 시황과 수요 급감으로 설비 매각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업계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자칫 각사의 구조조정이 정체될 경우 업계 전체로 타격이 전이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 시황에서 설비 매각에 나서더라도 국내든 해외든 원매자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다만 수요 부진에 따라 공급 과잉됐던 물량이 일부 조정되면서 시장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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