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JT저축은행, OSB저축은행 전철 밟나

  • 송고 2020.07.07 10:51
  • 수정 2020.07.07 13:13
  • 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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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트러스트그룹, 알짜 계열사 JT저축은행 매각 시도

M&A 발목 잡는 규제…새주인 찾기 난항 불가피


ⓒJT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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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JT저축은행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인수합병의 발목을 잡는 규제 탓에 '새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매각을 시도했다가 매수자가 없어 결국 계획을 철회한 OSB저축은행 사례가 오버랩된다는 의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 금융지주사 J트러스트그룹은 최근 국내 자회사인 JT저축은행 매각에 나섰다. 법무법인 김앤장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J트러스트가 그룹 자회사 중에서 알짜로 꼽히는 JT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으로는 동남아 시장 계열사의 부진이 꼽힌다. J트러스트의 동남아 자회사 지원을 위한 재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JT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1조4164억원으로 4년 만에 두배 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833억원에서 1267억원까지 늘었다. 인구가 많은 경기권 영업이 가능한데다, 균형적인 가계·기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업계에서는 '알짜' 매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업계에선 저축은행 간 M&A 금지 규제가 발목을 잡아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시장에 나온 저축은행 매물들은 새주인을 찾지 못하고 몇 년 째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모회사 오릭스코퍼레이션과 올림푸스캐피탈 컨소시엄은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OSB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했지만 결국 인수자를 못 찾고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대원저축은행 역시 씨티젠이 인수를 포기한 뒤 새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저축은행을 인수할 만한 금융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대부분은 이미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어 인수 의지가 없다. 그나마 매물에 관심을 가질만한 곳은 저축은행, 대부업체, 사모펀드 등이 꼽히는데 저축은행에만 적용받는 엄격한 M&A 규정 때문에 선뜻 뛰어들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저축은행 간 막혀있는 M&A 규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저축은행은 동일 대주주가 저축은행 3개 이상을 소유·지배할 수 없다. 또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합병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 과정이 까다로운 점도 크다. 사모펀드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면 향후 10년 간의 경영계획을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한다. 만약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면 기존 대부업에 대한 완전 폐쇄 계획을 밝혀야 가능하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진 저축은행 간 인수합병 규제 완화가 하반기에 실현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추가적인 법정 최고금리 인하 움직임도 있고 저축은행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다"며 "인수합병 관련 규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JT저축은행도 OSB저축은행처럼 매각에 실패하는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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