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코로나 장기화 속 M&A 무산 기로

  • 송고 2020.07.19 09:34
  • 수정 2020.07.19 09:35
  • EBN 권영석 기자 (yskw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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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최종 계약 해제 선언만 남아

아시아나도 인수 무산 가능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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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작년 말부터 기대를 모았던 항공업계 인수·합병(M&A)이 결국 인수 무산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의 계약 해제 조건을 충족했다며 최종 '노딜' 선언만 남겨놨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HDC현대산업개발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등 포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의 M&A 계약을 파기하는 쪽으로 사실상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정부의 중재 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과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계약 해지 최종결정에 대해선 정부의 중재 등을 감안하겠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인수전 무산에 따른 책임론을 감안해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정부의 추가 지원을 기대한다기보다는 '노딜'을 선언할 적절한 타이밍을 살피고 있다는 해석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역시 녹록지 않다. 금호산업은 최근 HDC 현산 측에 거래를 마무리하자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곧이어 한 달 내 구체적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의사도 전달했으나 HDC현산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선 HDC현산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무산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측이 '내용증명'을 주고 받는 것은 사실상 무산 이후 법적 공방 등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얘기다.


양대 빅 딜이 무산위기로 치달은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의 장기불황이 원인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지난 6월 국제선 여객은 전년 대비 97% 이상 줄어든 상황으로, 각 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 당분간 급격한 업황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운 단계다.

실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오는 2023년에조차도 2019년 수준의 항공수요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대 빅 딜이 무산수순을 밟으면서 전문가들은 M&A 로 연착륙을 기대했던 업계 구조재편이 '경착륙' 방식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공급과잉으로 일정 수준의 구조재편은 불가피했는데, M&A가 무산되면 파산·구조조정 등이 이어질 수 있단 것이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인수전이 최종 무산되면 법정관리 및 청산이 불가피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경우 1600명에 이르는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채권단 관리 아래서 장기저그로 분리매각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에도 구조조정 등을 통한 경영정상화 등이 추진 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고용유지지원금, 유상증자로 버티지만 연말이나 내년 초부턴 이마저도 한계에 부딛히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내년 초부턴 지금의 이스타항공 처럼 생존을 우려해야 하는 항공사들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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