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드론 활용 "미국보다 한국이…"

  • 송고 2020.07.22 01:00
  • 수정 2020.07.22 08:03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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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계절성 재해 지역에 드론 활용한 원격 손해사정 기술 부각

국내 보험사 '투입 대비 산출' 낮아 소극적…"효율성, 아직 아냐"

DJI '팬텀 4'ⓒDJI

DJI '팬텀 4'ⓒDJI

보험산업에서 드론을 통한 원격 손해사정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이 큰 편이 아니어서 드론을 보다 효용성 있게 쓸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보험산업에 드론을 이미 활용하고 있는 미국과 비교하면 특히 더 그렇다.


하지만 실제 활용은 그 반대로 한국보다 미국이 더 활성화돼 있다. 이 역시 국토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아서다. 인력보다 드론을 활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아직은 더 적다고 본 것이다.


22일 박장환 대경대학교 드론산업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는 너무 넓어서 드론의 운용시간이 한정돼 있다 보니 활용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밀집돼 있어 접근하기 힘든 쪽에 드론을 띄워 확인하기 더 좋을 수 있다"며 "(당국에) 허가를 요청하면 웬만하면 다 허가를 내줘서 필요한 건 다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보험사의 드론 활용은 전무한 실정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드론을 활용하기에는 우리나라의 범위 자체가 미국처럼 넓은데가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접목할 만큼 필요성을 크게 못 느낀다"며 "드론을 활용하려면 법규 개정, 허가를 다 받아야하는데 필요한 노력 대비 결과가 그렇지 않아서 보험사들이 선뜻 덤비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드론의 활용성은 높지만 필요성은 낮은 역설이 발생하고 있는 셈. 금융감독원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미국 보험사가 한해동안 거둬들이는 순수입보험료는 2017년 기준 1조1531억 달러(약 1381조4000억원)에 달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올해 전체 수입보험료는 총 179조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즉, 투입규모가 커질수록 평균비용이 줄어드는 규모의 경제 원리에 따라 미국 보험업계는 드론 활용에 따른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산업규모가 되지만 국내 보험사는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드론 프로그램을 구현하고자 하는 보험사는 사내 프로그램을 만들 것인지, 제3의 드론서비스 제공업체를 이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사내 프로그램에는 장비, 조종사 훈련과 보험비용이 포함된다. 외부업체로부터 드론 서비스를 아웃소싱한다면 거래당 비용이 더 높다. 국내 보험사 관계자는 "비용은 꽤 많이 들어가야 할텐데 드론 띄우는 건 한 10번밖에 안 된다면 굳이 띄우겠나"라고 했다.


세계 1위의 보험시장인 미국은 보험금 청구 규모도 상당하다. 보험연구원이 이달 20일자로 낸 보고서를 보면 최근 미국에서 계절성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금 청구가 빈발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면 손해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드론을 활용한 원격 손해사정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올 3월 말에서 4월 말 사이 미국 남부와 중서부에서 여러 차례의 심한 폭풍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대형 손보사인 스테이트팜(State Farm)에 약 3만6000건의 보험금 청구가 발생했다. 미국 위험평가 회사인 베리스크(Verisk) 또한 손해조사 과정에 현장방문을 줄이기 위해 드론을 활용한 이미지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안소영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드론을 활용한 비대면 기술로 기존의 손해사정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드론기술은 농업·재난보험과 같은 분야에서 크게 활용될 수 있으며 손해사정 업무 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보험금 청구과정이 디지털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보험사는 드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와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내 보험업계에서 드론이 활성화될 시점은 비용보다 이득이 더 크다는 인식이 보편화될 때라는 전망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효율성으로 따졌을 때 아직까진 아닌 거 같다"며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어느 회사에서 먼저 해보고 타사도 쫓아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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