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도 기업계도 카드사 상반기 실적 '방긋'

  • 송고 2020.07.29 16:09
  • 수정 2020.07.29 16:09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 url
    복사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수수료 수익 증가, 디지털화 주효

하반기 건전성 관리 관건…"대손비용 부담 늘어날 수도"

'올리브영 홍대' 매장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CJ올리브영

'올리브영 홍대' 매장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CJ올리브영

카드업계가 올 상반기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인한 수수료 수익 증가로 준수한 성적표를 거뒀다. 카드의 간편성에 힘입어 재난지원금 총액의 대다수를 흡수한 데 더해 비대면으로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카드를 활발히 내놓으며 코로나19라는 소비심리 제약요인을 극복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업계 유일한 상장사 삼성카드의 주가는 이날 오후 3시 18분 기준 전일보다 2.50% 상승한 2만875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찍었다. 종가는 2만8700원(2.32%)을 기록해 양봉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2분기 호실적에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 2분기 당기순이익은 1105억원으로 1년 전보다 716억원(54.2%) 급증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를 18.6% 상회하는 수준이다. 2분기 개인 신용판매 이용금액이 3.1% 반등하고, 이용회원 수 4.1% 증가한 점이 주효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0% 늘어난 222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화관, 놀이공원 등 서비스 비용 부담이 높은 가맹점 매출이 위축하며 판관비가 감소하고, 안정적으로 대손비용을 관리한 점도 영향을 줬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 축소와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한 덕분"이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업종, 면세점, 놀이공원, 영화관 등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이와 관련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계 카드사들도 상반기 두 자릿수 성장한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업계 1위사인 신한카드는 11.5% 증가한 3025억원, KB국민카드는 12.1% 성장한 1638억원, 우리카드는 19.4% 오른 79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하나카드는 93.9% 급증한 653억원을 거양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40% 이상 증가한 당기순이익이 예상돼 이를 모두 합산하면 카드업계 총 순이익이 1조원 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차근차근 진행해온 디지털화가 실적에 본격 반영되고 있다. 하나카드의 경우 전 부문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비용 효율을 개선했다.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타사 대비 이례적 수익증가를 달성했다"고 했다.


신한카드의 '예이(YaY)' 카드, KB국민카드의 '마이핏' 카드 등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실물없는 모바일 전용상품들이 활발히 출시됐다. 카드 제작 비용과 모집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우리카드의 '네이버페이 체크' 등 언택트 경제에 최적화한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증권은 3분기에도 삼성카드 이용금액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비현금 결제성장이 기대되며 △휴가 시즌을 맞아 국내 여행 및 소비가 늘어날 여지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5월 여행(-80.2%), 오락·문화(-16.8%) 업종은 카드 결제액이 감소했지만 전자상거래(+21.4%)는 크게 성장했다. 실적이 크게 훼손된 여행 분야에서의 회복이 이뤄지면 카드사들의 매출은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는 재난지원금 효과가 소멸되는 한편, 정책적으로 연장해준 대출의 연체·부실 우려가 있어 건전성 관리가 실적 수성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코로나19의 장기화, 유동성 지원책 영향 희석 등이 현실화될 경우 대손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