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보톡스 균주전 승소 자신"vs 대웅 "장기전 불사"

  • 입력 2020.08.13 11:02
  • 수정 2020.08.13 11:05
  • EBN 동지훈 기자 (jeehoon@ebn.co.kr)

메디톡스 "예비판결 증거·사실 기반…결론 번복 없을 것"

대웅제약 "관할권·원고적격성 없어…연방법원 소송도 고려"

ⓒ메디톡스, 대웅제약ⓒ메디톡스, 대웅제약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소송 예비판결문을 공개한 가운데 대웅제약은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오는 11월 최종 결론에서 반드시 결과를 뒤집겠다는 각오다. 최악의 경우엔 연방법원으로 판을 키워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메디톡스는 과학적 증거·사실을 기반으로 예비판결이 내려졌고, 판결문도 공개된 만큼 최종 결론에서 번복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진행 중인 보톡스 균주 다툼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ITC는 지난달 6일(현지시간) 대웅제약의 보톡스 '나보타(미국명 주보)'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불공정 경쟁의 결과물이라며 10년간 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예비판결을 발표했다.


이어 이달 5일 ITC 재판부는 예비판결문을 공개했다. 판결문에는 각각의 사안에 대한 양측 주장과 변호사 의견, 증거 자료 등이 기재됐다.


대웅제약은 판결문이 공개된 이후에도 ITC 판단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균주 도용 등 절취 행위를 특정할 수 있는 증거가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엘러간의 보톡스만 권리 침해 대상으로 인정됐다는 이유에서다. 현재는 ITC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ITC) 예비판결은 법리적인 해석을 떠나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메디톡스가 영업비밀을 침해받았다면서 권리 침해 당사자에서는 제외하고, 전혀 관계없는 엘러간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웅제약은 관할권과 원고적격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균주 도용 등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자국 산업 피해 입증과 메디톡스가 원고로서 소송에 참여할 수 있는지가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제품은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고 엘러간 '보톡스'는 양사 균주 기술과 전혀 관계가 없어 자국 산업 피해가 증명되지 않는다"며 "원고의 소송 자격이 있는지도 명확하게 증명돼야 하는데, 지금은 관할권과 원고적격성 모두가 깨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점들로 미뤄봤을 때 11월 ITC 위원회의 최종 결론에선 결과가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는 게 대웅제약 판단이다. 최악의 경우 최종 결론에서도 예비판결과 같은 결과가 나오면 소송을 연방법원으로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연방법원은 행정소송과 달리 사법 소송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근거 중심으로 진행된다"면서 "지금은 정황적인 근거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균주가 비슷하니 도용이 있었다고 본 것인데, 연방법원에선 뒤집어질 공산이 거의 100%"라고 강조했다.


소송전이 연방법원까지 가게 되면 양측 분쟁은 최대 2022년 1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ITC 소송 결과는 11월 최종 결론 발표 이후 미 행정부가 2개월 안에 서명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연방법원은 ITC 결과를 파기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보통 1년여를 소요한다.


대웅제약이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데 반해 메디톡스는 최종 결론에서도 예비판결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나보타를 개발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다"며 "과학적 증거 및 명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예비판결이 내려진 만큼 이번 결정은 결코 바뀔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예비판결문을 보면, 위스콘신대학이 보유한 홀 A 하이퍼 균주와 메디톡스의 균주를 비교 분석한 결과 6개의 SNP(단일염기다형성) 변이가 확인됐다. 이 변이는 대웅제약 균주에서 동일하게 확인됐으며 위치도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ITC 소속 변호사이자 관련 전문 지식을 갖춘 불공정조사국은 "6개의 동일한 SNP 변이가 동일하게 나타날 확률은 매우 낮다"며 "서로 다른 균주의 370만개 염기서열 중 동일한 위치에서 동일한 SNP 변화가 일어날 확률은 수백만 분의 1"이라고 언급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예비판결문은 양사가 제출한 방대한 분량의 자료, 관련자들의 증언과 전문가들의 양사 균주 DNA 분석 결과 등을 상세히 제시한다"며 "11월 최종 결론에서도 예비판결과 같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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