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선엽 신한금투 OCIO총괄 "기업들이 먼저 문 두드려"

  • 송고 2020.08.31 16:32
  • 수정 2020.08.31 16:33
  • EBN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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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지속·일반금융상품 사고로 외부위탁운용 수요 늘어나

기금형퇴직연금 열리면 외부위탁운용 최대 1000조 시장 전망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OCIO사업팀 위탁운용총괄. ⓒEBN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OCIO사업팀 위탁운용총괄. ⓒEBN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데다가 일반 금융상품은 사모펀드 사고 등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기금이나 법인들이 외부위탁운용(OCIO)을 찾는 이유다.


OCIO는 기관 투자자나 법인이 자산 일부를 외부에 일임해 목표 수익률 설정, 자금 집행, 위험관리까지 위탁하는 제도다. '법인의 PB'격인 셈이다. 신한금융투자는 OCIO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꼽고 전사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사옥에서 만난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OCIO사업팀 위탁운용총괄(CIO)는 "대규모 유보금을 보유한 기업들이 생각 보다 많은데 저금리에다가 금융 상품이 신뢰를 잃으면서 돈 굴릴 곳이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 총괄은 "H그룹 등 규모가 있는 기업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먼저 OCIO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외부위탁운용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2일 입찰 마감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 전담운용기관에 도전한다. 기금이나 정부 자금의 경우 수수료는 낮은 편이지만 위탁하는 금액 단위가 높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트랙 레코드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


그는 "기금의 경우 조 단위 금액을 맡기는 경우가 많고 한번 선정되면 3~4년 간 파트너십을 이어가기 때문에 모든 OCIO 사업자가 도전한다"며 "아직 OCIO가 회사 수익에 본격적으로 기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2~3년후에는 시장이 개화돼 의미있는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뿐만 아니라 중소벤처진흥공단이 OCIO 기관 선정에 착수하면서 상반기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선정 작업이 본격화되고있다.


OCIO는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 만큼 진입 장벽도 높다. 기존의 대형 자산운용사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미래 먹거리로 삼고 OCIO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 총괄은 "OCIO는 회사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사업"이라며 "사업 특성상 리서치, 대체 투자 등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데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신한리츠운용, 신한대체투자운용 등 좋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십억원에 달하는 재간접운용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회사가 OCIO 사업성을 좋게 보고 있다"며 "금융지주 차원에서 비은행 부문 수익을 늘리려고 하는데 육성하는 사업 중 하나가 OCIO"라고 설명했다.


OCIO는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고 운용 능력을 갖추는 것에 앞서 고객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그는 "고객이 보유한 자금과 운용 목적이 다 다르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한다"며 "예를 들어 고용보험기금의 경우 경기가 안 좋을 때 돈이 나가는 구조라서 장기 투자를 하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고 주식 비중이 높으면 증시가 안좋을 때도 팔아야 하기 때문에 기금의 특성을 이해하고 맞춤형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금형 퇴직연금 시장이 열리면 OCIO 시장은 지금의 10배 이상, 최대 1000조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그는 "기금형 퇴직연금 시장이 열리면 일반 기업들이 대거 시장에 들어올 것"이라며 "조 단위 자금을 보유한 기업들이 현재 500개가 넘기 때문에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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