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오르자 소외된 상장 리츠…'수익률 저조'

  • 송고 2020.09.17 15:25
  • 수정 2020.09.17 15:25
  • EBN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 url
    복사

국내 상장 리츠, 국내 증시 상승률과 비교해 수익률 저조

개인투자자, 증시 상승에 단기 차익 쫓아 주식 시장 입성

'리츠=연금' 공식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필요도 있어

ⓒ픽사베이

ⓒ픽사베이

"코스피는 오르는데 상장 리츠는 부진하네..."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국내 증시 강세에도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연고점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단기 차익을 쫓아 주식시장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


반면 리츠의 경우 애초 배당을 통한 정기적인 현금흐름 창출을 목표로 장기 시세 차익을 추구한다. 하지만 최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가파르게 오르는 성장주가 주목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으로부터 더욱 멀어진 상황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67포인트(0.65%) 오른 2443.58에 장을 마쳤다. 나흘 연속 상승으로 지난달 13일 연고점 2437.53을 한 달여 만에 갈아 치웠다.


이후 코스피는 지난 16일 전 거래일 대비 7.66포인트(-0.31%) 하락한 2435.92에 거래를 마쳤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 입어 꾸준한 상승랠리를 보이고 있다.


상장 리츠는 코스피가 2400선을 웃돌며 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리츠 열풍을 이끌었던 주요 상장 리츠와 하반기 새내기 리츠 할 것 없이 모두 부진이다.


지난 8월 상장한 코람코에너지리츠의 지난 16일 주가는 공모가 5000원 대비 5.8% 떨어진 47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람코에너지리츠와 함께 올 하반기 주식시장에 입성한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이지스밸류리츠 등의 주가도 공모가 대비 각각 6.3%, 7.08% 하락했다.


지난해 하반기 리츠 열풍을 주도했던 기존 상장 리츠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NH프라임리츠(-16.02%), 롯데리츠(-11.79%), 신한알파리츠(-2.29%) 등이 지난 6월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B증권

ⓒKB증권

업계에서는 국내 상장 리츠의 부진의 이유로 크게 △리츠 시장 선호도 감소 △수급 불균형 심화 △물류 및 데이터센터 리츠 부재 △의미 있는 성장 전략 부재 등을 꼽는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6월 중순 이후 한국 상장 리츠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인컴형 자산인 리츠의 시장 선호도가 낮아졌고, 리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낮았으나 단기간 리츠 상장이 집중되면서 신규 상장리츠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자산군이 다변화되고 있으나 투자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물류나 데이터센터를 기초로 한 리츠를 아직 찾을 수 없고, 신한알파리츠를 제외하고는 아직 의미 있는 성장전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점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현재 한국 리츠는 주요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은 약 2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 2018년 '공모·상장 리츠 활성화 방안'을 계기로 국내 리츠 산업이 변곡점을 맞이하게 됐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장 리츠 시장 규모는 2022년 17조원, 2025년 46조원, 2030년 128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저금리 시대를 맞아 사회적으로 확실한 노후 대비가 절실해진 상황에서 국내 리츠들이 '리츠=연금'이라는 공식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주식투자가 어렵고, 정기적으로 현금흐름을 원하며,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한 연금생활자 '세대'를 활발하게 공략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리츠가 가장 발달한 미국의 경우 약 8700만명이 퇴직 저축과 투자 기금을 통해 리츠에 투자해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리츠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리츠는 투자자들이 연금 개념으로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리츠 광풍이 불면서 주가가 급등해 리츠의 속성이 다소 왜곡된 측면도 있다"며 "국민들에게 리츠가 연금을 대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