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빅테크 출현에 은행 위태롭다 "독창성 통한 생존전략 모색해야"

  • 송고 2020.10.15 15:47
  • 수정 2020.10.15 15:52
  • EBN 이윤형 기자 (y_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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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경제 체계에서 여전히 특별하고 중요한 기관"…경쟁 강화에 기반 흔들릴 수 있어

'WM·IB·무역·기업금융' 접근 어려운 시장부터 강화해야…오프라인 점포 전략도 바꿔야

플랫폼으로 무장한 핀테크와 빅테크의 금융 진출로 은행이 수백년 간 지켜온 '금융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플랫폼으로 무장한 핀테크와 빅테크의 금융 진출로 은행이 수백년 간 지켜온 '금융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방대한 플랫폼으로 무장한 핀테크와 빅테크의 금융 진출로 은행이 수백년 간 지켜온 '금융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저성장·저금리 지속, 디지털금융 확산, 핀테크·빅테크 은행산업 진출 확대 등으로 기존 은행은 수익감소뿐 아니라 생존도 어려워질 수 있어 독창성 확대를 통한 생존전략을 모색해야한다는 조언도 따른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 혁신 토론회에서 '디지털금융의 확산과 은행의 대응'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예금 때문에 은행이 경제 체계 안에서 여전히 특별하고 중요한 기관이라고 평가하면서 핀테크(금융기술)·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의 은행 산업 진출 확대로 경쟁이 강화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은 금융 안정성 확보의 근간"이라며 "경쟁이 심해진 상황에서 은행이 획기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위원은 빅테크로 대표되는 전자금융업자와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전제했다. 이로 인해 은행은 시장을 어느정도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봤다. 특히 예금과 신용대출 등 소매금융 판매시장은 빅테크가 장악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빅테크 등과 치열해진 경쟁에서 은행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빅테크의 접근이 어려운 시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전자급융업자의 접근이 어려운 WM, IB, 무역금융 등에서 경쟁력이 높은 은행은 디지털 전환의 충격을 덜 받는다"며 "자문, 상담, 자산관리, 거액거래 등 기존 은행의 경쟁우위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에 따라 소매금융시장에서 제조와 판매가 분리되는 경우 유력 판매사와 관계가 돈독한 은행과 비용관리를 통해 소비자 친화적 조건을 제시하는 은행의 시장점유율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빅테크와 제휴·협력 확대, 인수합병(M&A)을 통한 플랫폼 확보, 부수업무로 다양한 플랫폼 비즈니스 개발해 고객 접점 강화 등이 필요하다"며 "디지털금융 조직 분리와 관련 인력 양성,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빅테크의 접근이 불가한 외국환 서비스, 기업용 거액송금 서비스 등을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은행은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기업금융은 은행이 빅테크보다 더 많은 노하우를 축적한 분야다. 경쟁력을 더 키우려면 기업과 밀착관계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종합서비스(금융, 컨설팅 등)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프라인 점포의 새로운 역할도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나 고객과의 관계 등을 통해 신용평가 등에 활용될 수 있는 각종 비재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미래 은행 점포는 고객 상담과 민원 해결 창구로 탈바꿈될 전망이기 때문에 교차판매와 평판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금중개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 사업성 평가를 통한 심사능력 개선, 소매금융 위주 점포망을 기업금융 위주로 재편하는 등 관계금융 강화를 위한 점포전략 마련 등이 필요하다"며 "프리워크아웃 활성화를 통해 선제 대출 구조조정도 향후 경기 하강 가능성이 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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