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대한항공·아시아나, 연말 통 큰 마일리지 혜택…속내는?

  • 송고 2020.10.29 11:48
  • 수정 2020.10.29 11:49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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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 수요감소에 신용등급 빨간불…부채로 잡히는 마일리지 털기 위한 고육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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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시름이 깊은 항공업계가 연말을 앞두고 마일리지 혜택을 확대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경영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항공업계가 마일리지를 털어 부채를 줄이고 수익을 늘리고자하는 나름의 고육책인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업계의 통큰 마일리지 혜택이 움츠린 연말 여행 수요를 살리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여행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달 11월부터 항공권 구매시 항공 운임 20% 내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해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운임의 80% 이상을 현금이나 카드로 계산하고 나머지는 마일리지로 결제하는 식이다.


서귀포 칼(KAL)호텔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마일로 호텔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4만9000 마일리지만 사용하면 매달 주말에 2박을 머무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일리지 사용을 부추기는 중이다. 국내선 항공권을 마일리지로 구매하면 20%를 되돌려 주는 페이백 이벤트를 다음달 22일까지 진행한다.


인천국제공장 비즈니스 라운지에서는 기존에 라운지 이용이 제한됐던 실버 회원도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본인만 입장 가능했던 골드 회원은 마일리지를 공제하는 조건 하에 1명을 동반할 수 있다.


마일리지 혜택 확대는 항공권, 호텔 숙박권 등을 쌓아둔 마일리지로 구입해 연말 보너스 기분까지도 낼 수 있는 달가운 소식이다.


연말을 앞둔 항공업계의 대대적인 마일리지 프로모션은 통상적인 고객 유치의 한 방법이지만 내면에는 항공업계의 말 못할 고민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마일리지는 소비자들이 사용하면 수익으로 전환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채로 남는 이연수익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여객 감소로 항공업계는 누적 마일리지에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소멸 예정인 마일리지 유효기간도 1년 연장하면서 수익으로 챙길 수 있었던 5000억원 가량의 마일리지는 여전히 부채로 남아있다.


항공업계는 연말 기업어음 신용등급 평가를 앞두고 있어 부채로 인식되는 마일리지를 하루 빨리 털어버리는 게 시급해졌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자금을 확보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AA등급이었던 대한항공은 BBB+, 매각이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은 투기등급인 BBB-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하나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업종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국제 여객 수요가 급감한 대한항공, 아니아나항공 등에 경고음이 켜졌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았던 그동안에는 여러 기법을 이용해 부채를 관리해왔지만 지금은 버티기도 역부족"이라며 "아무래도 마일리지 또한 빚이기 때문에 털어버리는 게 항공사에게는 이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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