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인력 6000명 투입…택배업계, 혼란 속 합의 이행 첫 발

  • 송고 2021.02.04 14:04
  • 수정 2022.10.20 14:45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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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인력 비용부담 일단락…CJ대한통운은 대리점과 50:50 협의

한진·롯데, 자동분류시스템 도입 속도…분류인력 추가 투입 가능성

17일 사회적 합의기구 2차 회의…택배 4사 대리점 반발 변수

택배노동자들이 택배를 분류하고 있다.ⓒ연합뉴스

택배노동자들이 택배를 분류하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택배 물동량 배송을 앞두고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 3사가 약속한 분류인력 6000명 투입을 완료하면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합의 이행에 첫 발을 뗐다.


4일 택배·물류업계에 따르면 이날 CJ대한통운은 4000명,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각 1000명을 분류인력으로 투입을 마무리 지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약속한 날보다 일주일 앞서 1000명을 모두 투입했다.


아직 자동분류시스템 도입이 일부에 그치는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추가 인원이 더 투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만큼 양사는 향후 분류인력을 늘릴 지 논의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협의 끝에 분류인력 투입에 따른 비용부담 문제도 일단락됐다.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전액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고, 당초 분류작업이 대리점 업무로 명시됐던 CJ대한통운은 대리점과 50:50으로 비용을 나누기로 했다.


분류인력은 택배노동자의 주 60시간, 하루 최대 12시간 근무를 가능케 할 첫 단추다. 그간 분류 작업 때문에 오후 배송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은 오전 배송이 가능해져 늦어도 오후 9시면 일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택배노동자들을 과로로 내몰았던 택배 물량은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지난해 11월부터 월 15조원을 넘어서기 시작해 택배로 연결되는 언택트 소비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택배 물량은 2018년 25억4000만 박스, 2019년 27억8000만 박스, 지난해 33억7000만 박스로 지속 증가했다. 해외 직구 규모도 매달 확대하는 추세로 올해 택배 물량 증가에 일조할 전망이다.


설과 추석, 연말 등 택배 성수기에는 예년만큼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택배사들은 분류인력, 배송인력, 배송차량 등을 일시적으로 추가해 물류 대란을 최소화 할 계획이다.


국내 4개 택배사 대리점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4개 택배사 대리점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분류인력 투입을 마쳤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특히 해외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낮게 책정된 택배요금 정상화는 오는 5월까지 마무리돼야 한다. 심야 배송 중단에 따른 택배노동자 수입 보전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


노조, 정부와의 사회적 합의는 이제 2차 관문을 앞두고 있다. 오는 17일 사회적 합의기구는 2차 회의를 열고 앞서 도출한 1차 합의문을 중심으로 세부 조항을 보완·강화할 방침이다.


대리점과의 갈등은 또다른 과제로 당면했다. 이날 로젠택배를 포함한 국내 4개 택배사 대리점연합은 "조사단 구성에서도 대리점이 배제됐다"며 "원점 재검토가 안될 경우 17일부터 무기한 집화 거부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공짜노동'이라는 관행과 인식이 개선되는 게 최우선"이라며 "택배단가 정상화 등을 조속한 시일에 마무리 해 거래구조 등을 개선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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