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코리아' 위상 흔들…"中 기술굴기, 일본도 제쳤다"

  • 송고 2021.03.02 06:00
  • 수정 2021.03.01 15:24
  • EBN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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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9년 세계 2500대 R&D 기업 중 韓 80→56개...비중 3.9%→3.6% 감소

中 기업 수 301→536개로 확대...금액 비중 5.9%→13.1% 증가

韓 R&D 투자, ICT 편중·특정기업 의존...경쟁력 확보 위해 투자환경 개선돼야

ⓒ셀트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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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초부터 GDP(국내총생산) 대비 R&D(연구·개발) 투자 세계 1위(2014년 기준 4.29%)를 이끌던 한국 기업들의 위상이 위태롭다.


'기술굴기'를 표방한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에 힘입은 중국 기업의 약진과 우리기업의 헬스케어·ICT서비스 등 신성장분야 투자 부진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2일 전경련이 유럽집행위원회의 세계 2500대 R&D 기업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기업 수는 2014년 80개에서 2019년 56개로 줄었다. 우리 기업의 R&D 금액 비중도 2014년 3.9%에서 2019년 3.6%로 0.3%p 감소했다.


◆중국, 제조 2025 국가전략 수립 후 R&D 투자 급증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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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코리아의 글로벌 위상이 약화된 것은 무엇보다 중국이 2015년 '중국제조 2025' 국가전략 수립 후 기술굴기를 앞세운 약진에 기인한다.


2011~2019년 세계 2500대 R&D 투자 기업에 포함된 중국 기업 수는 2011년 56개에서 2019년 536개로 무려 480개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 R&D 투자액은 연평균 30.8% 증가했다. 2019년에는 중국 기업의 R&D 투자액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하며 세계 2위 R&D 투자국으로 도약했다.


중국의 부상은 ‘반도체 굴기’를 비롯한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이 뒷받침한 결과다.


OECD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4년~2018년 세계 21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매출액 대비 정부 지원금 비중이 가장 높은 상위 5개 기업 중 3개가 중국 기업이다. 매출액 대비 정부 지원금 비중이 높은 중국 기업은 SMIC 6.6%, 화홍 5%, 칭화유니그룹 4% 수준이다.


◆韓 R&D 투자 ICT에 편중...신성장분야 투자비 中 23%, 日 17%, 韓 4%


R&D 코리아의 위상 약화에는 한국기업의 R&D 투자가 반도체 등 ICT 품목에 편중되고, 특정기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원인이다. 2019년 세계 2500대 R&D 기업에 진입한 한‧중‧일 기업의 업종별 구성을 보면, 한국의 경우 ICT 제품 비중이 58.9%에 달했다.


신성장분야에 대한 R&D 투자 비중이 낮은 것도 문제다. ICT서비스·헬스케어 등 2대 신성장분야에 대한 R&D 투자 비중의 경우 중국과 일본이 2019년 기준 각각 23%, 17%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4%에 불과했다.


또한 2019년 한‧미‧일‧중 4개국의 R&D 투자금액 1위 기업이 자국 기업 전체 R&D 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미국(알파벳)이 7.5%, 중국(화웨이 인베스트먼트앤홀딩스)이 16.4%, 일본(토요타자동차)이 7.9%인 반면 한국(삼성전자)은 47.2%에 달했다. 한국의 특정기업 R&D 투자의존도가 높은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은 반도체 등 ICT 제조업 분야에서 기술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으나 헬스케어·소프트웨어 등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신산업 분야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기업경쟁력 훼손 및 반기업 정서를 조장하는 규제도입을 지양하고, R&D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등 투자환경을 개선해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산업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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