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연합·합작 본격화 "넷플릭스·유튜브 잡는다"

  • 송고 2021.03.05 11:05
  • 수정 2021.03.05 11:07
  • EBN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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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시장 유튜브·넷플릭스가 잠식

티빙·네이버, 웨이브·카카오 등 협력 대응

한국OTT협의회 출범…"통합논의 가능성도"

ⓒ한국OTT협의회

ⓒ한국OTT협의회

넷플릭스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콘텐츠 투자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국내 OTT업체와의 경쟁에서 압도적이다. 이에 맞서 국내 OTT도 협력을 통한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우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글로벌 OTT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국내 OTT 간 통합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OTT 이용율(1·2·3순위 응답 종합) 1위는 유튜브로 87.9%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0%p 늘었다. 2위는 17.0%를 기록한 넷플릭스로 9.6%p 증가했다. 두 서비스를 1·2·3순위로 꼽은 비중은 104.9%에 달했다.


국내 OTT 중에서는 웨이브가 3.2%를 기록했고 티빙은 전년 대비 0.2%p 증가한 3.9%, 왓챠는 0.3% 감소한 3.9%를 기록했다. 통신사 앱·사이트를 활용한 동영상 이용은 6.8%로 2.3%p 줄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빠르게 흡수시켰다. 해외뿐만 아니라 한국 콘텐츠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7700억원 이상을 투자해 80편 가량의 한국 콘텐츠를 선보인 넷플릭스는 올해에만 5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투자 계획에 국내 OTT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넷플릭스의 막강한 한국 콘텐츠가 더해져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OTT 이용률.ⓒ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 OTT 이용률.ⓒ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 OTT업체들은 IT·콘텐츠 대기업과 손잡고 대응에 나섰다. 우선 티빙은 지난 4일 네이버와 손잡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결합상품을 출시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들은 티빙 방송 VOD를 기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티빙은 지난 1월 JTBC와 OTT 합작법인을 세웠다. 합작법인 티빙은 3년간 콘텐츠 제작에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유료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CJ ENM과 JTBC스튜디오가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뭉친 것이다.


웨이브는 최대주주인 SK텔레콤과 동맹 관계를 구축한 카카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2019년 10월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카카오가 보유한 웹툰·웹소설 등을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카카오TV와 웨이브에 편성해 제공하는 전략이다. 현재 웨이브는 연애혁명, 아만자, 며느라기, 아직 낫서른 등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OTT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해외 OTT들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 간 협력과 연합이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뿔뿔이 흩어져 있는 국내 OTT를 통합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 애플, 디즈니의 콘텐츠 물량 공세에 국내 OTT들이 각각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 업체들은 한국OTT협의회를 발족했다. 저작권 문제, 미디어 규제 등 OTT 관련 정책이슈가 쏟아지면서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조직화에 나선 것이다.


협의회 출범으로 국내 OTT기업 간의 협력관계가 강화됐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국내 OTT간 통합 논의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해외 OTT의 국내 진출에 대응해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웨이브와 티빙 통합론도 제기되지만 현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자사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타사에 개방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뿐더러 합병과 같은 이슈는 더더욱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통합보다는 OTT 사업자간 자율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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