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과 미래] 보험업계, '어닝 서프라이즈'…남은 과제는?

  • 송고 2021.05.16 11:54
  • 수정 2021.05.16 11:58
  • EBN 안다정 기자 (yieldabc@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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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삼성생명, 업계 1위사 '저력'

손해보험사 2·3위 각축 … 한화생명 영업이익 개선폭 '깜짝'

실손 청구 간소화·비대면 채널 강화 '미래 과제'

보험사의 1분기 성적표가 나왔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함박 웃음을 지은 곳과 실적 악화로 고배를 마신 곳이 극명하게 갈렸다. ⓒ픽사베이

보험사의 1분기 성적표가 나왔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함박 웃음을 지은 곳과 실적 악화로 고배를 마신 곳이 극명하게 갈렸다. ⓒ픽사베이

보험사가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다만 호실적에도 손보업계는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에 속도를 내야 하며, 생보업계는 비대면 채널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삼성화재 "1위는 1위"… 2·3위사 '각축전'


삼성화재가 업계 1위사의 저력을 보여줬다면, 2·3위사인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희비가 엇갈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사 '빅5' 중에서는 삼성화재가 이익 개선 폭을 가장 크게 확대했다. 삼성화재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4315억원으로 16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개선의 마중물로 14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특별배당'이 작용했다.


2·3위사인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의 각축도 치열했다. 매출액은 현대해상이 670억원 앞섰지만, 이익 창출 능력은 DB손보가 더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DB손보가 올 1분기 265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반면, 현대해상은 1897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 규모 또한 DB손보가 1902억원, 현대해상이 126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한화생명 '날고' 미래에셋생명 제판분리 '타격'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올 1분기 당기순이익 증가 폭이 300% 이상이었던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제판분리의 타격을 받아 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삼성생명은 올 1분기 순이익으로 '1조원'을 상회한 1조881억원을 기록했다. 증가 폭 또한 가팔라 전년 동기 대비 373% 상승했다. 삼성생명의 1분기 당기순익이 급증한 이유는 △삼성전자 특별 배당 △변액 보증 준비금 관련 손익 개선으로 인한 이차익 상승 등이 꼽힌다.


한화생명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2013억원으로 같은 기간 406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1.69% 하락해 4조4005억원이었다. 한화생명의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보장성보험 성장 △주가 상승에 따른 변액 보증 준비금 부담 하락이 꼽힌다.


업계 상위사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것과 달리, 미래에셋생명은 고배를 마셨다.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연결 기준 순이익은 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6% 쪼그라들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9528억원, 25억원으로 각각 6.9%, 9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의 실적 악화 배경은 △제판분리에 따른 판매 자회사 분리 비용 △변액보험 일시납 상품 사업비 수령 방식 변경에 따른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은 368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손 청구 간소화·비대면 채널 강화 '당면과제'


보험업계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지만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판매채널 다변화 등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손보업계의 숙원인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병원이 환자의 요청을 받으면 직접 보험사로 서류를 전산화해 보내주는 것이다. 국회에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등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지만 여전히 의료계와 보험업계 간 갈등은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소비자단체 3곳(녹색소비자연대·소비자와 함께·금융소비자연맹)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실손보험 가입자 절반은 청구 절차가 까다로워 보험금 수령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7.2%가 청구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는 청구 절차 개선을 이유로 들며 병원이 보험사로 서류를 전산화 해 보내는 방식이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의료계는 소비자의 자기정보 선택권이 침해 당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생보업계의 과제는 비대면 영업 방식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판매 채널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은 통상적으로 보험료 규모가 10만원을 초과해 보험료 수준이 높다. 계약을 해지하는 가입자가 느는 추세에다, 불완전 판매 등 ‘저(低)신뢰’ 문제가 늘 따라온다. 신규 계약을 늘려 잠재 고객 유입이 중요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대면 영업 채널을 비롯한 타 채널 강화가 거론된다.


생보사에서 올 1월 걷어 들인 초회보험료를 기준으로 하면 대면 채널 모집 비중은 98.5% 수준이다. 사실상 CM(사이버마케팅)·TM(텔레마케팅) 등 비대면 채널이 힘을 못 쓰는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졌음에도 비대면 영업 채널 비중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 지난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영향으로 영업 현장 규제가 강해졌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한다. 설명의무 등을 강조하는 기조에 설명 시간이 길어지는 등 영업 위축도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최근 생명보험협회가 '생명보험 판매채널 혁신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이유도 비대면 채널 강화를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최근 가속화된 '언택트(Untact)' 기조에 걸맞게 비대면 영업 채널이 강화되면 생보업계도 한 시름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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