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백신보험, 미끼상품 주의보

  • 송고 2021.08.05 11:32
  • 수정 2021.08.27 17:05
  • 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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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부 신진주 기자 ⓒEBN

금융증권부 신진주 기자 ⓒEBN

최근 금융당국이 코로나 백신 보험 관련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보험사들이 코로나 백신 접종 부작용을 염려하는 이들의 불안심리를 악용해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다.


백신보험은 모든 부작용을 보장해 주는 것 같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 이 보험은 외부자극에 의해 급격하게 진행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로 진단받을 경우에만 보장된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외부자극에 의해 급격하게 진행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약제, 음식물, 곤충, 꽃가루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의해 나타난다.


대부분의 백신 부작용으로 보고되고 있는 근육통, 두통, 혈전 등에 대해서는 보장하지 않는 것이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쇼크로 인정된 확률은 0.0006%에 불과해 사실상 가입자가 보장받을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결국 소비자에겐 별 도움이 안되는 보험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보험 영업현장에선 '혹시 모르니 대비해라', '무료 보험이다' 등 소비자에게 큰 이득이 있는 것 마냥 가입을 유도해 사람들의 오해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불완전판매 우려가 크다. '백신 부작용 보장' 등을 강조해 정확한 상품 설명, 보장내역 안내가 부족한 것이 문제다.


지난 3월 보험사 2곳이 판매를 시작했고 지난달엔 13곳까지 급증했다. 국내 백신 접종이 증가하면서 가입자도 늘었다. 현재까지 약 20만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이 백신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돈'이 아닌 다른 목적이 숨어있다. 백신보험은 미끼상품이다. 보험료가 연간 1000~2000원 정도로 소액이라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품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사업비 등 각종 비용을 떼면 막상 상품 팔아 남는 이익은 거의 없다. 무료가입 이벤트가 성행인 이유도 돈을 벌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보험사들이 원하는 건 개인정보 수집이다.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정보와 질병상해에 대한 민간한 정보 등이 마케팅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수집된 정보로 추가 영업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로 유발된 국민적 공포를 향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소비자 신뢰도 제고'는 보험권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되돌리는 데는 더 큰 시간,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코로나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기만하는 일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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