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환의 세상돋보기] 車업계 위기극복 한마음…르노삼성은 누가 살리나

  • 송고 2021.08.25 13:13
  • 수정 2021.08.25 13:17
  • EBN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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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만 2년치 임단협 마무리 못해…노조, 파업 카드 꺼내면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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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에 이어 한국지엠이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고 기아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국내 완성차 중 유일하게 르노삼성자동차만 노사간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르노삼성은 2020년 임단협도 아직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에만 205시간이 넘는 파업과 직장 폐쇄, 이로 인한 5000대의 생산 차질 등으로 노사 갈등에 따른 손실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완성차 4사의 임단협 순풍에도 르노삼성만은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5일(오늘) 오후에 13차 본협상이 예정돼 있지만 낙관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고정급 인상보다는 일시금 800만원을 통한 보상을 제시하면서 노사간 입장이 대치국면을 보이고 있다.


사측의 일시금 지급안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르노 그룹내 사업장들이 임금을 동결한 상황에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르노 그룹 내에서 시간당 인건비가 가장 높은 수준임에 따른 결정이다.


노조는 파업 시간에 대한 임금 손실 방안을 찾지 못하고 이를 받아낼 명분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사측은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준수할 수밖에 없어 노조는 파업에 참여한 30% 인력에 대한 구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집행부의 강경 파업전략에 대한 현장에서의 불만들로 인해 집행부의 리더십은 이미 약화된 상황이다. 때문에 집행부가 강경노선을 고집하고 25일 협상 결렬을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후 집행부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한 강대강 투쟁으로 나선다면 르노삼성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XM3(수출명 : 뉴아르카나)의 유럽 수출이 살아나면서 회생하고 있는 르노삼성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특히 향후 신차 프로젝트 수주에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런 대목이다. XM3 이후의 5~6년간 실적을 좌우할 신차 배정이 내년이나 내후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노조가 스스로의 밥그릇을 발로 걷어 차버릴 수도 있다.


르노그룹은 올해 르놀루션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익성 있는 회사로서 구조조정과 혁신을 발표했고 올해 그룹 전체 회사가 임금 동결의 강도 높은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르노삼성만 예외적으로 비켜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의 경우 르노 그룹의 대부분 회사들이 전년대비 상승했지만 유독 르노삼성만 40% 가까이 떨어져 그룹 내 입지 또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XM3가 유럽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올해 2만7000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와 반도체 부품 수급난이 해결되면 올해 6만대, 내년에는 10만대 수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와 반도체 수급난은 외부요인으로 어찌할 수 없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가 발목을 잡는다면 르노삼성의 존속은 기대하기 어렵다.


르노삼성을 제외한 완성차 4사는 위기 극복에 공감하고 대립보다 힘을 합치고 있다. 거대한 파도가 몰아쳐 배가 침몰하면 끝장인데 정작 노조는 내부에서 싸움만하려는 모습이다.


지금은 서로의 이익을 따지기보다 위기극복을 통한 생존에 방점을 찍어야 만하는 급박한 상황이다. 임단협의 조속한 마무리를 통한 일자리 확보와 신차 수주가 급선무다. 성과 보상은 회사가 정상화된 뒤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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