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 칼럼] 카드사 자금조달 카드채 보다 ABS로

  • 송고 2021.09.13 10:00
  • 수정 2021.09.13 10:19
  • EBN 관리자9 관리자 (khkim@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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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카드사의 장기 CP(기업어음) 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총 발행된 6조원 중 카드사의 발행비 중은 40%를 상회한다.


이는 카드채 위주의 자금조달 편중을 해소하려는 카드사의 자금조달 전략이다.


올해 1분기 카드사의 조달액 중 카드채 발행 비중은 평균 76.2%로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73.5%에 비해 되레 비중이 늘어난 셈이다. 카드채의 편중현상은 카드사의 자금조달 위험을 증가시킬 개연성이 충분하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정부의 재정정책 확대에 따른 추가적 국채발행이 예상된다. 이로써,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카드채 발행금리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존재하지 않아 전적으로 시장성 수신에 의존하는 자금조달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채권수급에 따라 조달비용이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한 장기자금조달 필요성과 카드채 위주의 조달원 탈피 목적으로 최근 장기 CP 발행이 증가한 셈이다. 더욱이, 장기 CP는 카드채에 비해 조달금리가 낮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 1년물 CP(A1등급)의 민평금리는 AA- 여전채 대비 약 29b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자금조달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만기를 1년 이상으로 늘린 장기 CP 발행을 통해 안정적 자금조달 구조를 도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우선, 단기신용등급을 적용받는 장기 CP에 대한 지나친 조달 의존도는 자칫 장기신용등급인 채권발행 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장기신용등급 하락이 예견되는 업체가 상대적으로 높은 단기신용등급을 활용해 장기 CP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향후 실적 부진시 지나친 장기 CP의 발행은 장단기 신용등급의 격차를 이용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체로 인식돼 신용평가사로부터 장기신용등급의 하향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 투자자 평판 측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즉, 장기 CP의 지나친 발행은 공모채 발행시 고지될 투자위험을 노출시킬 것을 기피하는 업체로 투자자에게 각인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카드사의 자금조달 다변화를 위해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늘려가는 자금조달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올해 1분기 카드사의 전체 자금조달액에서 차지하는 ABS 조달비중은 12.8%에 불과하다.


카드사 매출채권을 활용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측면에서 ABS의 조달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카드사는 비교적 큰 규모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담보로 ABS 발행시 높은 신용등급으로 발행이 가능해서다.


최근 국고채 금리 중심의 시장금리 상승 추세는 향후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 가능성을 시사한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카드사 운용금리의 상향조정에 제한을 받을 것이 불가피하다.


또한, 카드사의 주요 자산인 매출채권 및 카드론은 현재 잠재적 신용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대출금 만기연장 및 이자유예 조치가 해제될 경우 대출부실화의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조달비용 증가는 부실여신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최근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연체율의 증가는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카드사 신용위험을 증가시켜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로써, 저렴한 자금조달원을 이용한 장기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낮은 금리의 ABS 발행을 통한 장기 자금조달은 카드사의 대출 마진확보 및 순이익 증가로 인한 자본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발표된 필자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ABS를 통한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중이 늘어날수록 수익성 및 자본적정성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점도 이러한 예상을 방증한다.


결론적으로 카드사의 카드채 위주의 조달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장기 CP의 발행이 임시적으로 조달비용을 낮추는 데에는 효과적일 수 있다.


장기자금 위주의 안정적 조달구조를 확보하는 근본적 해결방안은 될 수 없다. 카드사의 효과적 자금조달 구조가 금리상승 위험에 대비하고, 카드사의 재무적 성과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ABS 발행비중을 늘리는 자금조달 전략 추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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