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대출 규제 판에 "우리는 늘려요"

  • 송고 2021.08.30 10:35
  • 수정 2021.08.30 10:35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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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용·담보 대출 다 줄이는데 케이뱅크는 "전세대출 출시, 적극적 대출 공급 나선다"

급격한 대출 확보로 올린 자산성장세 카뱅, 대출 당분간 줄이지만 주담대 출시 이후 커질 듯

대출 규제 시기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반대로 대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연합

대출 규제 시기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반대로 대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연합

가계부채 증가세를 우려한 당국의 권고로 은행권이 대출 조이기를 전방위로 진행하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반대로 대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에도 수요는 늘어나고 있어 틈새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은행권의 대출 규제 시점에 대출 확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31일부터 100% 비대면으로 이용 가능한 전세대출과 청년 전세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신용대출과 아파트담보대출에 이어 비대면 가계대출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들 대출상품은 전세계약 내용 등 기본정보만 입력하면 대출 가능여부, 예상금리, 한도 등을 원스톱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상품 편의성을 중점적으로 내세운 것은 그만큼 접근성을 높여 최대한 많은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실제 케이뱅크 전세대출 상품은 서류제출 절차도 대폭 간소화했다. 신청자는 임대차계약서(확정일자 필수)와 계약금 영수증(보증금의 5% 이상 납입) 2가지 서류만 앱으로 제출하면 된다. 이 외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가족관계 서류와 재직·사업 증빙 서류 등 최대 8가지 서류는 단 한 번의 공인인증서 로그인으로 건강보험공단 등과 연계해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케이뱅크 전세대출의 최대 한도는 2억2200만원이며, 청년 전세대출은 최대 1억원이다. 대출금리는 최저 연 1.98%(지난 26일 기준)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100%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갈아탈 수 있는 아파트담보대출을 시작으로 올해 사잇돌대출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선보이며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기존 대출상품과 더불어 중저신용자와 젊은 세대 등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리 경쟁력을 갖춘 신용대출도 다른 은행에 비해 한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16%로 일반 시중은행보다 0.5%포인트 정도 낮다. 마이너스통장과 일반 신용대출 한도가 각각 1억5000만원, 2억5000만원 수준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달 중금리 대출인 '신용대출플러스'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세 배 늘리기도 했다.


케이뱅크가 은행권 대출 규제 흐름에 반대되는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금융당국 총량 규제의 기준에서 비교적 비껴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지난 6월 말 기준 여신잔액은 5조5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2조9887억원)과 비교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은행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은 수준이다.


비교적 공격적인 자산 성장세를 이어 온 카카오뱅크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높아 대출을 가급적 억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다음 랠리를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및 전월세보증금대출 등 담보 대출을 운영할 경력직원을 대규모로 채용할 방침이다. 모집 분야는 △담보대출 운영 △담보대출 운영지원이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뿐 아니라 추후 선보일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부 대출 상품을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은 카카오뱅크도 은행권 대출 규제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대출 증가율이 13.8%(2조8000억원)로 두 자릿수를 넘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최근 대출 수요 억제를 위해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한도 대출) 금리를 올렸다. 이밖에 연봉 이내 신용대출 규제 등 당국의 정책 방향에 맞춰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보다 비교적 대출 증가율이 낮은 케이뱅크는 신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당분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며 "카카오뱅크도 급격한 대출 성장세로 숨고르기 중이지만, 주담대 상품 출시 이후에는 새로운 상품이 출시된 만큼 영업 전략은 물론 소비자 수요에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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