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하반기 공채 '함흥차사'…수시채용 '대세'

  • 송고 2021.09.07 10:17
  • 수정 2021.09.07 10:17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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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 600명 뽑는데…시중은행 채용 계획은 신한은행 '딱 한곳’

비대면 활성화 이후 "대규모 공개 채용 부담스럽다" 은행들 한 목소리

55개사 참여하는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이후 채용 계획 공개될 수도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올해 하반기 채용도 수시로 갈음할 것으로 보인다.ⓒ연합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올해 하반기 채용도 수시로 갈음할 것으로 보인다.ⓒ연합

9월 들어서 금융공기업의 하반기 채용 일정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올해 하반기 채용도 수시로 갈음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중 공채 계획을 세운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최근 은행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대규모 공개 채용은 꺼리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영업점 통폐합 등으로 인력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도 은행들은 수시 채용으로 디지털 전문 인력만 수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공기업은 지난달말까지 지원 접수를 마치고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달부터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공기업의 하반기 신입 채용 규모는 600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올해 하반기 종합직원(5급) 90명 채용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은행도 신입직원 50명 채용에 나선다. 오는 11일 필기시험과 10월 면접전형을 거쳐 11월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도 11일 필기시험을 치르고 43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다.


국책은행 중에서는 IBK기업은행이 신입행원 100명을 채용한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편견 없는 포용적 인사'에 대한 철학을 채용에도 반영해 '선취업 후진학'이 가능한 '고졸인재 별도전형'도 신설했다. 수출입은행은 오는 8일까지 신청서를 접수받고, 별도 서류전형 없이 필기시험을 진행해 4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이번주 신입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뽑은 59명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준의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공기업이 하반기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시중은행에서는 감감무소식이다.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만 하반기 공채 계획을 세웠다. 신한은행은 지난 상반기 채용 당시 하반기에는 신입행원 공채에 디지털 역량을 측정하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평가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확한 일정은 논의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는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 데이터분석능력 등을 평가하는 전형"이라며 "신한은행은 디지털 인재의 기준을 기술적 역량에만 두지 않고 디지털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인재로 정의하고 모든 직무에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채용 일정을 아직까지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통상 하반기 채용이 9월에서 10월 중 진행되는 만큼, 금융공기업처럼 이미 지원 접수를 받거나 적어도 채용 계획이라도 공개했어야 한다. 현재까지 계획도 없는 상황이라면 올해도 공채 계획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통상적으로 정기 공채를 하반기에 진행하지만, 아직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다. 국민은행은 상반기에 지급결제 서비스 마케팅, 클라우드서비스·프레임워크 서버 개발 등의 분야에 대한 인력 수요에 따라 전문직 수시 채용을 진행한 만큼 하반기 채용은 넘어가거나, 상반기와 같이 수시 채용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은행도 상반기 지역 인재 채용에 나선 바 있다. 지난 5월 하나은행은 '채용 절벽'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지역 전문성을 갖춘 인재 채용을 진행했다.


은행들이 공개 채용에 미지근한 온도를 보이는 것도 이유가 있다. 금융 환경에 불어닥친 디지털 전환 과제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으로의 빠른 변화는 대규모 공개 채용을 부담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는 게 공통된 입장이다.


다만, 은행권의 개발자 등 IT 전문 인력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점에서 전문 인력 채용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은행들의 수시채용 전형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개발자나 디지털 관련 분야 경력자, 클라우드 엔지니어링 전문직무 직원 등을 우대하면서 인력 효율을 높이고 있다.


아직 채용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는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특별 채용이 진행되거나 이후에 채용 계획이 발표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용박람회에서 시중은행 면접을 진행하고 향후 공채 시 1차 서류전형 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이벤트가 있다"며 "이는 박람회 참여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올해도 6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 박람회 기간, 비대면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8일엔 기업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현직자의 토크콘서트와 증권사(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공기업(기술보증기금, 서민금융진흥원, 예금보험공사 등), 보험사(교보생명보험, 삼성생명보험주식회사, DB손해보험 등)의 채용설명회가 진행된다.


이어 9일엔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협회 현직자의 토크콘서트와 지방은행(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 등), 카드사(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의 채용설명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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