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M&A 의지…중소형증권사 인수로 첫발(?)

  • 송고 2021.10.12 10:38
  • 수정 2022.10.19 01:54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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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인수, 중소형 합병으로 대형화'도 검토 중…"우리종금과 시너지 고려"

자체 투자여력 6조,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내부등급법 적용 연내 이뤄질 전망

완전 민영화를 눈앞에 둔 우리금융지주의 인수합병(M&A)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우리금융그룹

완전 민영화를 눈앞에 둔 우리금융지주의 인수합병(M&A)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우리금융그룹

완전 민영화를 눈앞에 둔 우리금융지주의 인수합병(M&A)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그동안 걸림돌로 작용했던 문제들이 하나씩 해소될 기미를 보이면서다. 비은행 계열사 확보 중 우선순위인 증권사 인수 전략이 다각적인 검토로 폭이 넓어졌고, 자본비율을 낮췄던 표준등급법 적용 문제도 연내 해결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의지가 유독 잦게 드러나고 있다. 앞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 초부터 "비어있는 비은행 부문에 대해서는 다방면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해 그룹 성장을 위한 동력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6일 자회사 3사 통합 사옥 이전식에서는 "그룹 4년 차인 내년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기존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 비은행부문을 그룹의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근 우리금융의 행보는 여세를 몰고 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완전민영화가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에 빠른 성장기반 확보로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춰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의 잔여지분 10%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번 인수전에는 금융사와 사모펀드, 국외투자자 등 총 18개 투자자가 참여한 상황이다. 투자 의향도 공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투자자는 희망하는 인수물량을 제시했는데 총 매각 물량(10%)의 4.8~6.3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매각은 예보의 보유 지분 15.13% 중 10%를 매각으로, 성사되면 예보는 최대주주 지위와 비상임이사 추천권을 상실하게 된다. 우리금융지주가 사실상 완전 민영화되는 셈이다.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 대한 우리금융의 인식도 이전과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그룹 스케일업을 목적으로 대형 증권사 인수를 희망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복수의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대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자사 우리종합금융과 이중, 삼중으로 합병하는 것이다. 우리금융 입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중소형 매물을 적어도 두 곳 이상은 인수해야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에는 매물로 나왔던 소형 매물인 DS증권(옛 토러스트증권) 인수를 상당 수준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현재 DS증권은 DS자산운용에 인수된 상태다.


현재 우리금융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는 유안타증권과 이베스트증권 등이다. 특히 유안타증권 인수 가능성은 이미 예전부터 거론되고 있다. 점수가 61개로 63개인 삼성증권(영업소 포함)과 비슷한 수준으로 여신 업무가 가능한 우리종금과의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다만, 삼성증권, 교보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우리금융이 여전히 눈여겨보고 있는 증권사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우리금융의 넉넉한 자금 상황은 비은행 금융사 인수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데 기대를 더하고 있다. 실제, 우리금융 안팎에선 최대 6조원에 달하는 자체적인 투자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난 6월말 기준 101.33%로, 금융지주 평균인 115.31%보다 낮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 출자 총액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해당 지표가 낮을수록 출자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기반으로 추산한 우리금융의 출자여력이 6조 규모다.


여기에 지주사 전환 뒤 꾸준히 진행해온 증자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늘리면서 여력이 커진 상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9000억원에 이어 지난 6일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아울러 연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도 상존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후 위험가중자산(RWA) 평가에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왔다.


내부등급법은 은행이나 은행계 지주회사가 BIS자본비율을 산출할때 금융기관 자체적으로 구축한 신용평가모형과 리스크측정요소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내부등급법이 적용되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진다. 그만큼 타법인 출자여력이 커지는 셈이다. 우리금융의 BIS자본비율이 2~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금융사 확장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며 "증권사 인수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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