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칼럼] 싱글 노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 입력 2021.11.04 06:00
  • 수정 2022.01.12 12:32
  • EBN 관리자 관리자 (rhea5su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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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한·일 당국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813만명중 19.6%에 해당하는 159만명이 혼자 사는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3619만명중 19.4%에 해당하는 702만명이 나홀로 노인으로 추계됐다.


한국도 일본도 노인 5명 중 한 명이 혼자 살고 있는 '싱글노인'인 것이다. 이렇게 싱글노인이 늘고 있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우선 부부가 사별할 경우 한쪽 배우자는, 재혼을 하지 않는다면, 싱글로 살게 된다. 전체 인구의 기대수명은 일본이 한국보다 한 살 정도 높고, 남녀의 기대수명 차이는 두나라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여섯살 정도 높다.


평균 결혼연령은 두 나라 모두 남성이 여성보다 세 살 정도 높기 때문에 평균 나이에 결혼해서 평균 수명만큼 살다 세상을 떠나면 여성이 9년 정도를 혼자 남아 살아야 한다는 계산이 된다. 그런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실제로 한국도 일본도 혼자 사는 노인의 70% 정도가 여성이다. 어찌 보면 싱글노인의 문제는 여성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종래의 남편 중심이었던 노후준비는 혼자 남을 가능성이 큰 아내를 배려하는 노후준비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이혼의 증가이다. 한국의 이혼건수는 1970년대의 연평균 15000건에서 2019년에는 110,800건으로 늘었다.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로 보면 일본의 1.69건(2019년)보다 높은 2.1건(2020년)이다.


혼인기간 20년 이상인 중년·황혼 이혼의 비율이 높다는 게 더 큰 문제이다. 혼인지속기간별 이혼 구성비로 볼 때 2020년의 중년·황혼 이혼의 비율은 일본의 19%보다 훨씬 높은 37%에 이른다. 중년·황혼 이혼을 하게 되면 젊은 시절에 이혼한 경우에 비해 재혼을 하기보다는 싱글 노후로 살아갈 확률이 높은 게 일반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결혼을 하지 않은 채로 나이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일본의 가족사회학자 우에노 치즈코 도쿄대 교수는 일본에서 싱글노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별, 이혼도 중요한 이유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혼인율의 저하라고 보고 있다. 2020년 현재 일본의 생애미혼율(50세 전후까지 결혼한 적이 없는 사람의 비율)은 남자26.7%, 여자는 17.5%에 이른다.


같은 시기 한국의 생애미혼율은 남자 16.8%, 여자 7.6%로 일본의 2000년대 초 수준이다. 현재의 경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면 앞으로 한국의 생애 미혼율은 일본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싱글노인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거라는 뜻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누구라도 언젠가는 싱글 노후를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서구 선진사회에서는 노후에 혼자 사는 문제를 한국·일본보다 훨씬 일찍부터 경험해 왔다. 스웨덴의 경우 젊은 세대와 고령세대를 합해 전국 평균 1인 가구 비율이 57%이고, 수도 스톡홀름의 경우에는 무려 60%에 달한다. 2020년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율 32%보다도 훨씬 더 높은 비율이다.


그런데도 이코노미스트지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행복한 나라라고 알려져 있다. 혼자 살 수 있는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삶을 얼마든지 행복한 삶으로 바꿀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리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금과 보험 준비이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저생활비 정도는 3층 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현역 시절부터 미리 준비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3층 연금으로 모자랄 경우에는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남편이 종신보험을 들어 두는 것도 좋다. 남편 사망 때 받은 보험금으로 혼자된 아내가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이 경우 종신보험은 아내에게 가장 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의료비 마련을 위한 의료실비보험 또한 필요하다. 불의의 사고나 질병을 당했을 때 병원비 마련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가족이 아니더라도 지역사회, 새로운 유연사회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을 준비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고립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립을 피하는데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주거형태다. 자녀들 모두 분가한 후 부부 단 둘이만 사는 시기, 부부 중 한 사람이 병을 얻어 간병하며 살아야 하는 시기, 부부 중 한 사람만 남는 시기, 남은 한 사람도 병을 얻어 간병이 필요한 시기 등 각각의 시기에 맞는 주거형태를 미리부터 생각해두고 필요할 경우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년에 대형·고층아파트가 바람직한 주거형태인지에 대해서도 한 번쯤 냉정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00년대초부터 일본에서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어 있는 고독사 관련 보도를 볼 때마다 더욱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다면 결국 이웃만한 복지시설이 없다.


한국보다 초고령사회를 일찍 경험한 일본의 경우, 노부부만 살거나 부부가 사별하고 혼자된 경우에는18~20평의 소형 평수이면서 쇼핑, 의료, 취미, 오락, 친교까지를 모두 가까운 거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주거형태를 선호한다고 한다. 아직도 대형∙고층아파트를 선호하는 한국 노년세대가 참고 해야 할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10여년 전부터 일본에서 늘어나고 있는 그룹리빙(Group Living)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그룹리빙이란 북유럽에서 오래전부터 보급되어 온 주거방식으로 간병을 필요로 하지 않는 건강한 고령자들이 6~9명 정도 모여 공동생활을 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수년 전부터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3세대 동거 장려 정책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볼 필요가 있다. 3세대 동거 장려 정책이란 부모, 조부모, 손자 3세대가 핵가족 시대에 맞게 세대 간에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동거 또는 근거리 거주를 할 수 있도록 주택을 개축해 세제상 혜택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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