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1] 3매치 퍼즐 '애니팡', 장수 게임이 되기까지(上)

  • 송고 2021.11.19 16:41
  • 수정 2021.11.20 02:24
  • EBN 안신혜 기자 (doubletap@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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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획으로 애니팡 1~2 만들기

네이트→카카오톡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

이현우 선데이토즈 이사가 19일 부산 벡스코 '지스타 2021' 컨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EBN

이현우 선데이토즈 이사가 19일 부산 벡스코 '지스타 2021' 컨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EBN

[부산=안신혜 기자] 국민 캐주얼 퍼즐 게임 '애니팡' 시리즈를 개발한 이현우 선데이토즈 이사가 애니팡이 장수 게임으로 자리잡기까지의 과정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현우 이사는 2012년부터 2021년 말 현재까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애니팡1부터 애니팡4까지 4개의 시리즈를 개발한 대표 퍼즐 게임 개발자다.


이현우 선데이토즈 이사는 19일 부산 벡스코 '지스타 2021'에서 열린 국제 게임 컨퍼런스에서 '한국에서 3매치 퍼즐 게임 만들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현우 이사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PC온라인 댄스 게임 '오디션'을 개발하고 2012년부터 캐주얼 퍼즐 게임 '애니팡' 시리즈를 기획, 개발했다. 현재는 선데이토즈의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 이사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첫 퍼즐 게임 '애니팡' 시리즈의 개발 과정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캐주얼 퍼즐 게임의 플랫폼 변화와 수익모델,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하기까지의 과정 및 아이디어 다양화에 대한 내용 등이다. 애니팡 시리즈는 애니팡1(2012년), 애니팡2(2014년), 애니팡3(2016년), 애니팡4(2019년) 순으로 개발됐다.


2009년 애니팡1 게임 화면ⓒEBN

2009년 애니팡1 게임 화면ⓒEBN

캐주얼 퍼즐 게임 애니팡은 스마트폰 모바일 기기 성장에 큰 영향을 받았다. 2009년 스마트폰이 주요 모바일 기기로 자리잡기 시작하고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이 흥행하면서 애니팡의 성장 및 수익원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퍼즐 경쟁 게임이 등장하면서 콘텐츠, 맵에도 다양성을 추가하는 식으로 애니팡은 성장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등장…소셜 게임으로 폭발적 성장


이현우 이사에 따르면 대중에게 익숙한 '애니팡 for kakao'는 '애니팡'의 첫 게임이 아니다. 애니팡의 시초는 카카오톡이 아닌 네이트 앱스토어에서 선보인 플래시 게임이다. 이 이사는 "2009년 11월 카카오톡에 출시된 애니팡은 최초의 애니팡은 아니었다"며 "최초의 애니팡은 2009년 네이트 앱스토어에서 플레시 게임으로 서비스 됐다"고 운을 뗐다.


애니팡의 초창기 전략은 매출 증대보다는 '유저 확보'였다. 애니팡에서 확보한 이용자들은 당시 주요 매출원이었던 자사 게임 '아쿠아스토리'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1년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주요 플랫폼은 네이트, 싸이월드에서 카카오톡 게임으로 바뀌었다. 이후 애니팡도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소셜 퍼즐 게임으로 본격 성장했다.


이 이사는 "2010년 모바일 시장이 뜨기 시작하면서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가 됐다는 것이 피부로 와닿았다"며 "당시 선데이토즈는 모바일 게임사 컴투스를 통해 '아쿠아스토리' 모바일 버전을 서비스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때 카카오톡에서 게임 플랫폼을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가 판단한 애니팡1이 이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요소는 △매치3 △소셜 그래프 △ 바이럴 3가지였다. 이전 애니팡 서비스 경험으로 검증된 캐주얼한 게임성에 소셜 플랫폼을 통한 이용자 간 관계로 경쟁과 협력을 유도해 결과적으로 '바이럴(자발적 홍보)'을 유도한다는 목표였다.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에 기반을 마련한 애니팡1은 △최고 일간활성사용자수(DAU) 1000만명 이상 △동시접속자 300만명 △최대 일매출 2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애니팡2 게임 화면ⓒEBN

애니팡2 게임 화면ⓒEBN

캐주얼 게임 봇물…'특수블록' 탑재한 애니팡2로 진화


2012년 매출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애니팡1은 이듬해 다른 게임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줬고 뚜렷한 매출 하락세를 보였다. '모두의 게임', '다함께 퐁퐁퐁' 등 캐주얼 장르 경쟁작이 쏟아져 나오면서부터다.


또 2013년 글로벌 시장에서 대흥행 성적을 거둔 퍼즐 게임 '캔디 크러쉬 사가'의 등장은 개발 중이었던 애니팡2 출시를 앞당겼다. 캔디 크러쉬 사가는 당시 평균 일 매출 20억원, 매출 6000억원, DAU 9300만명을 기록하며 전세계 퍼즐 열풍을 일으켰다. 이현우 이사는 이를 계기로 '스테이지'를 클리어(완료)하는 방식의 차기작(애니팡2) 개발 필요성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 이사는 "애니팡1은 쉽게 불탔지만 그만큼 쉽게 꺼졌다. 단순한 게임의 구조도 오래가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13년 4월 프로토 타이핑(본격 개발 전 평가를 위해 미리 만드는 과정)을 시작으로 애니팡2에는 다양한 형태의 동물 및 특수 블록, 하늘에 떠 있는 섬이라는 콘셉트의 월드맵 등 다양성이 부여되기 시작했다.


가로세로 '9x9' 형태의 퍼즐 블록을 '8x8'로 수정해 블록 크기를 키운 것은 애니팡 변화에 있어 가장 큰 변화였다.


캔디 크러쉬 사가, 사천성 외에 소셜 기반 3매치 스테이지 게임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시장에서 애니팡2는 출시 이후 순항했다. 소셜기반 3매치 스테이지 경쟁으로 게임 내 재화 개념인 '하트'의 수요는 더 높아졌다. 여기에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통한 게임 메시지 전송도 활성화됐다. 애니팡1부터 쌓아온 애니팡 지식재산권(IP) 인지도와 프로모션이 더해지면서 높은 바이럴(자발적 홍보)이 발생했다.


애니팡2는 애니팡1과 비교해 안정적인 서버 운영이 가능했다. 또 플랫폼, 크로스 프로모션의 성공하면서 부정적 이슈도 줄어들었다. 그 결과 애니팡2는 △최고 DAU 400만 이상 △평균 일매출 3억4000만원 △최대 일매출 8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2014년 2~4월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블레이드, 쿠키런,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 RPG(역할수행게임)이 유행했음에도 애니팡2는 매출 5위권을 유지했다.


애니팡1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업데이트도 꾸준히 진행됐다. 업데이트는 2014년 △2월 141스테이지 △3월 161스테이지 △4월 181스테이지 △5월 201스테이지 △5월 241스테이지 △6월 281스테이지로 진행됐다. 2012년~2013년 △아이템 △아이돌(동방신기, 소녀시대)·맥도날드·만우절·추석 등 이벤트 △도전모드 등 주로 이벤트 위주로 업데이트됐던 애니팡1과 달리 스테이지 업데이트를 통해 '할 것'이 꾸준히 늘어났다.


다만 스테이지가 늘어나고 콘텐츠, 블록이 다양화되면서 이현우 이사를 중심으로 진행된 1인 기획 탈피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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